[더팩트|이중삼 기자]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초저가 공세가 한국 유통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원조 '가성비 맛집' 다이소에 관심이 쏠린다. 균일가 정책을 앞세운 오프라인 강화 전략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혀서다. '정공법'을 선택한 다이소가 향후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알리·테무는 국내 유통 시장에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19일 앱·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818만명이다. 전년 동월(355만명) 대비 130%가량 뛰었다. 11번가(736만명)를 제치고 쿠팡(3010만명) 다음으로 2위에 올라섰다. 테무는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7개월 만에 이용자 581만명으로 4위를 차지했다.
알리·테무는 초저가 상품을 내세워 우리나라 시장을 파고들었다. 국내 이커머스에서 판매하는 동일한 상품 가격이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 이상 저렴한 경우가 수두룩하다. 일례로 즉석밥 햇반(백미밥·210g·24개입) 경우 쿠팡에서는 2만9900원인데 반해 알리에서는 2만4420원에 판매되고 있다.
알리·테무 국내 공습에 다이소는 오프라인 매장 강화 전략을 취했다. 균일가 정책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상품을 내놔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 매출이 매장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유통업 본질에 집중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생활·뷰티용품 등 매출을 견인할 수 있는 신규 브랜드 입점에 주력하고, 고객층을 넓히는 것에 힘쓴다.
다이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다이소에 기대하는 것은 매장에서 다양한 상품을 쇼핑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알리·테무 진출로 온·오프라인 타격이 예상되지만, 가격과 품질을 경험한 고객들은 다이소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박리다매(이익을 적게 보고 많이 파는 것) 전략으로 오프라인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매출 성장 원동력, 균일가 정책…점포 수 매년 증가
다이소 매출 성장 원동력은 균일가 정책으로 요약된다. 20년 넘게 지켜오고 있는 이 정책이 매출 증가를 이끈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이소의 모든 상품은 여섯 가지 가격으로 판매된다.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이다. 할인 느낌을 주는 900원, 1900원, 2900원 등 상품도 없다.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 상품이 저렴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균일가 정책 때문이다"며 "상품 유통과정에서 생기는 거품 등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테고리별로 고르게 매출이 성장 중인 점도 눈에 띈다. 지난 1~2월 욕실·청소용품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약 15% 증가했다. 청소도구 용품은 15%, 청소세제는 20%, 제습 탈취 상품은 22% 올랐다. 지난해 화장품(기초+색조 화장품) 경우 전년 대비 85%, 캠핑용품 매출은 같은 기간 40% 신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매출도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매출 2조9457억원, 영업이익 239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점포 수도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20년 1339개에서 2021년 1390개, 2022년 1442개, 2023년에는 1519개로, 3년 만에 점포 180개가 새로 생겼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이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균일가 정책이 주된 요인이라고 본다"며 "화장품과 펫용품 등 여러 카테고리 확장에도 나서고 있는데다가 가격도 저렴해 전통적인 유통기업과 비교해 알리 등에 타격이 덜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다이소 관계자는 "고물가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이소에서는 모두가 부담 없이 쇼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매장과 신상품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며 "10만명에게 10% 이익을 남기기보다는 100만명의 선택을 받는 좋은 물건을 만들면 고객들이 계속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