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한림 기자] 지난해 국내 증권사는 SG(소시에테제네랄) 증권발 주가조작 사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수익성 악화와 내부 관리에 실패했다는 평가에도, 수십억원대 연봉을 받는 '증권맨'들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5일까지 2023년 사업보고서 공시를 마친 증권사 중 장석훈 삼성증권 전 대표이사 사장이 66억22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해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장 전 대표는 퇴직금으로만 33억7100만원을 챙겼다. 급여는 8억100만원이다.
이어 삼성증권의 강정구 삼성타운금융센터 영업지점장이 타 증권사 대표이사들을 제치고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강 지점장의 지난해 보수는 총 56억9400만원으로 급여는 7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상여금은 56억원에 달했다. 강 지점장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증권가 연봉 1위를 기록한 증권맨으로 퇴직금을 수령한 장 전 대표를 제외하면 사실상 증권가 '연봉킹'의 자리를 지킨 셈이다.
3위는 과장이었다. 윤태호 다올투자증권 과장은 총 42억500만원의 연봉을 받았으나 41억4000만원에 달하는 상여금을 수령했다. 30대로 알려진 윤 과장은 채권과 기업어음(CP) 중개 전담 업무를 맡으면서 영업 성과를 통해 높은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가 경영진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34억50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해 4위를 기록했다. 대신증권 오너 일가인 양홍석 부회장과 이어룡 회장은 각각 34억800만원, 32억200만원의 보수로 증권사 연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신증권은 공시를 통해 성과급 주식이연분과 일회성 상여금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최승호 NH투자증권 부사장(31억6100만원), 이준규 한양증권 센터장(28억2000만원),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23억3900만원), 정상근 현대차증권 부사장(21억6400만원) 등이 상위 10명에 자리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대형사들은 아직 사업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으면서 지난해 증권사 연봉 순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 창립 멤버인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지난해 용퇴했기 때문에 퇴직금까지 포함된 지난해 보수에 관심이 쏠린다. 최 전 회장은 2022년 51억1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기업들의 사업보고서에는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인 이사와 감사의 개인별 보수,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 중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가 공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