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한 기업결합 사례가 약 10% 줄었다. 국내 기업만 떼어놓고 보면 6%대 감소세가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로 경기침체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2년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정위는 17일 '2023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을 통해 지난해 전체 기업결합 심사 건수가 927건으로 전년 대비 9.7%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심사 건수는 100건 줄면서 2021년 이후 2년 만에 1000건을 하회했다. 기업결합 금액은 대규모 국제 기업결합 건에 힘입어 전년 대비 32.2% 증가한 431조 원으로 나타났다.
기업결합 심사 건수는 지난 2022년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기업결합 심사는 2016년 64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후 2018년 702건, 2020년 865건으로 증가했다. 이어 2021년(1113건)에는 기업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풀린 유동성을 토대로 M&A를 활발히 진행, 처음으로 1000건을 돌파했다.
지난 2022년에는 글로벌 긴축으로 금융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1027건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고, 지난해 역시 전년에 이어 9%대 감소를 나타냈다.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가 계속되면서 거래가 감소했고, 이에 따라 기업결합 심사 건수도 줄었다.
국내 기업의 결합 심사는 739건으로 전년 대비 137건(6.4%) 감소했다. 기업결합 금액은 55조원으로 3조원 축소됐다. 그룹별 기업결합은 SK가 26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흥건설(13건), 한화(9건)가 뒤를 이었다. 비계열사에 대한 기업결합은 SK(20건), 중흥건설(13건), 미래에셋·LS·포스코(각 8건) 순으로 많았다.
업정별로 서비스업이 628건으로 67.7%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나타냈다. 제조업은 299건으로 32.3%를 나타냈다. 제조업에서는 전기전자(86건), 기계금속(85건) 분야의 기업결합이 많았고, 서비스업에서는 금융(216건), 정보통신방송(83건) 분야에서 기업결합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합 수단은 주식 취득이 280건(30.2%)으로 가장 많았고, 합작회사 설립(201건, 21.7%), 합병(197건, 21.3%), 임원 겸임(158건, 16.8%), 영업양수(93건, 10.0%) 순으로 뒤를 이었다.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수단은 △주식 취득 △임원 겸임 △합병 △영업양수 △합작회사 설립 등이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경쟁 제한 우려가 적은 기업결합은 신속히 심사하는 한편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기업결합에는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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