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고려아연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두고 최대 주주 영풍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현금배당 안건에 찬성 의견을 권고했다. 반면 유상증자 확대 안건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고려아연 주주총회 '50기 연결 및 별도 재무제표 승인'과 '사업목적 수정 및 추가' 등 2건에 찬성 권고를 냈다. '주식발행 및 배정 표준정관 반영'과 '주식소각 개정상법 반영', '황덕남 사외이사 선임' 등 3건에 반대 권고 의견을 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19일 이사회에서 2023년 결산 배당금을 1주당 5000원으로 확정했다. 중간 배당액 1만원을 합치면 지난해 현금배당액은 1만5000원이다. 영풍은 충분히 여력이 있는데도 배당액을 축소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경영상 필요시 외국의 합작법인에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규정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법인도 가능하게 한 내용이다. 영풍은 무제한적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가능해지기에 기존 주주 주주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반발했다.
ISS는 현금배당 안건은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유상증자 안건은 영풍 편에 선 것이다.
영풍은 최근 리앤모어그룹이 관계사인 ISS가 고려아연 손을 들어준 것과 같이 밝히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리앤모어그룹은 최근 "ISS는 영풍의 1만원 배당 요구는 이유에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찬성을 권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풍은 "리앤모어그룹은 고려아연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무 대리' 업체인 것으로 밝혀져 이해상충 및 편파성 논란이 불가피하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 운영사 컨두잇은 고려아연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영풍은 컨투잇이 고려아연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무 대리 업체라며 '소액주주 운동을 돈벌이에 이용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1949년 고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공동 설립한 영풍은 3세 경영으로 이어지면서 최근 장씨 일가가 맡는 영풍과 최씨 일가가 맡는 고려아연이 갈등을 빚고 있다.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장형진 영풍 고문의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 측이 지분율을 33% 수준으로 올려 장 고문 측 지분율 32%를 넘은 것으로 본다. 고려아연 주주총회는 오는 19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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