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사업자와 거래 강요"…공정위, 울산 건설노조에 과징금


비구성사업자 거래 방해
건설기계 임대료도 결정

건설사에 비구성사업자와의 거래 중단을 강요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울산건설기계지부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4300만원을 부과받았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건설사에 조합원이 아닌 사업자와 거래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 노동조합이 과징금을 내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건설사에 비구성사업자와의 거래 중단을 강요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울산건설기계지부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43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건설기계의 임대료와 지급 기일을 결정한 행위, 구성사업자의 건설기계 배차·대여를 제한한 행위에 대해선 시정명령을 내렸다.

울산건설기계지부는 지난 2021년 기준 울산 내 영업용 콘크리트믹서트럭(레미콘)을 전량, 콘크리트펌프(펌프카)는 절반가량을 확보한 건설기계 노동조합이다.

울산건설기계지부는 조합원의 일감을 확보하겠다며 건설사에 비구성사업자와 건설기계 임대차·배차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건설기계 운행 금지, 집회 또는 출입 방해를 벌였다.

일례로 지난 2020년 조합에 가입한 사업자가 건설기계를 대여하는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A 사업자가 지게차 임대 영업을 시도하자 조합은 해당 현장의 건설사들에게 A 사업자와의 거래를 중단할 것을 강요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조합 내 다른 사업자로부터 지게차를 빌렸다.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가 건설사의 건설기계 관련 거래상 자유를 제한한다고 봤다.

아울러 해당 지부는 적정 임대료 기준표, 단체협약안, 건설사 등에 보내는 공문의 형태로 건설기계와 살수차의 임대료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하루 8시간 초과 및 일요일 작업분의 임대료를 기존의 1.5배로 정했고, 지급 기일은 매달 마감 30일 이내로 제한했다.

조합에 가입한 사업자에게는 건설사와 건설기계 대여업자 간 거래를 중개하면서 배차 수수료를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배차권을 울산건설기계지부에 분할하도록 했다. 조합 내부 사업자 사이의 경쟁을 없애고 보다 많은 사업자에게 일감을 분배하겠다는 등의 목적이었다.

공정위는 "울산의 건설 현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건설기계사업자단체가 공정한 경쟁 질서를 저해하여 온 것을 최초로 적발·제재했다"며 "향후 건설사와 건설기계 관련 사업자들의 자유롭고 공정한 거래를 촉진하고, 불필요한 공사 지체와 비용 상승을 막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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