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항공당국이 이달 말 서울에서 운항 증대 등을 위한 항공회담을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부터 한국과 인도네시아·몽골 간 항공회담이 잇달아 열린 데 이어 실크로드의 길목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과도 당국 간 회담이 열리기로 해 지방발 국제선 운항이 확대될 조짐이다. 새로운 노선의 등장 가능성에 저비용항공사(LCC)는 몸집 불리기를 위한 기회로 보고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1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항공당국은 오는 28~29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항공 실무회담을 연다. 양국은 운항 증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범위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서는 현재 우즈베키스탄 노선에서 노무자와 유학생 등 수요만 있지만, 실크로드 길목이라는 점에서 향후 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일 노선을 폐지한 상태로 현재 아시아나항공만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현재 보유한 기재를 고려하면 우즈베키스탄 노선에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공이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다만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여파로 미국 노선에 집중하면서 도전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6월부터 국적사 최초로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 취항해 최근 주 1회에서 주 3회로 확대 운항하고 있는 티웨이항공도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여파로 얻게 된 유럽 4개 노선(인천~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국 간 이번 항공회담은 노선 증대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월 우리 정부는 인도네시아와 항공회담을 진행하고 지방공항(김해·대구·청주·무안·양양·제주)~바탐·마나도·롬복·족자카르타·발릭파탄·케르타자티 공항 등 운항을 자유화하기로 했다. 인천~바탐·마나도와 한국 지방공항~자카르타·발리 노선은 각 주 7회 신설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몽골과도 항공회담을 열고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을 주 6회에서 주 9회로 확대하고, 대구·무안·청주~울란바토르 노선은 5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제주·양양 출발 노선은 항공사 신청이 있으면 별도 심의를 통해 운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말 우즈베키스탄과 항공회담이 마무리되면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몽골·우즈베키스탄 등과 합의한 노선 정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항공업계에서는 김해~발리 노선 운수권 배분에 주목하고 있다.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여행지라는 점에서 김해~발리 노선은 이른바 '노른자 노선'으로 꼽힌다. 부산·울산·경남 등 인근 지역 수요를 흡수할 수도 있다. 이 노선에는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발리 노선은 대구에 본사를 둔 티웨이항공이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
인도네시아에 비해 몽골은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진다. 지방공항 수요에 한계가 있어 확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다만 이스타항공과 에어로케이가 청주~울란바토르 노선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CC가 몸집을 키울 기회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현재 미국과 일본, 동남아 등 50개국과 맺은 항공 자유화 협정을 오는 2030년 70개로 늘린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민생토론회에서 중국과 유럽연합(EU) 등과 항공 자유화를 추진한다고 했다.
아울러 해외 경쟁당국 승인이 미국만 남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과정에서 타 항공사에 기회가 생기는 유럽, 아시아, 인도네시아 등 지역 운수권을 LCC에 배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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