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승 흐름에 고개 든 코스피 낙관론, 기대감 높이는 증권가


엔비디아發 역풍에도 하방 압력 견디는 코스피
한화투자증권, 코스피 희망 밴드 최대 3000선 제시도

코스피가 2670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가 코스피 예상 밴드를 상향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더팩트|이한림 기자] 3월 증시가 오락가락 행보에도 하방 압력을 견디고 있다. 전월 대비 크게 오른 2월 증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등 단기 하락 기조는 빈번히 나타나는 추세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정부의 기업 밸류업 기조 등에 따라 코스피가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우세할 전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7% 내린 2659.82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반도체주 상승을 주도한 미국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6%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친 결과다. 다만, 국내 시가총액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날 각각 1.28%, 3.08% 하락에 그치면서 엔비디아발 하방 압력을 버텼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낙관적 전망이 나온다. 국내 증시가 한 달 만에 5.96% 내린 1월 충격을 보낸 후 2월부터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테마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등 기대감에 한 차례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에 저지선을 지킬 체력이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코스피 역시 2700선을 목전에 두고 고꾸라지는 모습이 반복됐으나 외인 자금 유입이 유효하면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저PBR주 등에 소외된 엔터테인먼트, 게임, 바이오, 화장품, 조선 등이 반등해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주도주는 반도체 관련주와 저평가 해소 기대감이 높아지는 종목들"이라며 "2700선 돌파를 위해 단기 내지 중기적인 조정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시장은 장기적으로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미국 다우와 S&P500 지수, 긴 터널을 지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일본 닛케이 지수 등 최근 상승 기조를 이어가던 글로벌 주요 지수의 기세가 아직 크게 꺾이지 않은 점도 국내 증시의 상승 전망에 힘을 보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이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세계 증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11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장 참여자는 전체의 56.7%,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은 25.6%에 그쳤다. /AP.뉴시스

특히 S&P500지수가 올해 최고가(5157.37)를 기록한 지난 8일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가 멀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증시 우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해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는 그 지점에서 멀지 않았다. 우리가 그 확신을 하게 되면 긴축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코스피 지수가 올해 최대 30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 증권사도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코스피 희망 밴드를 기존 2300~2800선에서 2500~3000선으로 상향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체화하고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멀티플 레벨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향후 세제 개편안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포함될 가능성이 드러났기에 시장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도 코스피 희방 밴드를 2350~2850선으로 조정했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증시 전반에 수급을 받치면서 올해 2분기 이후 3000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외에도 이베스트투자증권(2480~2870), 키움증권(2300~2900), 신한투자증권(2400~2700), 하이투자증권(2800) 등이 코스피 예상 범위를 상향 조정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상단을 2800으로 상향한다. 2분기에는 금리인하 가능성 제시 등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금리인하 시점이 올해 증시의 고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이달까지는 가치주의 강세, 2분기에는 성장주의 강세 등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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