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
[더팩트|정리=윤정원 기자]
◆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에 신유열…오너 3세 경영 시험 무대된 바이오
-이번엔 재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롯데가(家)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의 이야기인데요. 신유열 전무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등기임원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합니다.
-최근 신유열 전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달 초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 결과가 뒤늦게 알려진 겁니다. 신유열 전무는 2022년 말 롯데케미칼 기초 소재 부문 상무에 오른 뒤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한 인물입니다. 현재 지주사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하고 있는데, 이번에 이사회까지 입성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는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하종수 상무 등이 맡았는데, 하종수 상무가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다른 계열사로 이동하면서 그 자리를 신유열 전무가 채운 것이죠.
-유력 후계자답게 초고속으로 입지를 다져나가는 모습이네요.
-맞습니다. 신유열 전무는 적극적으로 현장 경영에 나서고, 지주사로 자리를 옮겨 사업적 역할을 확대하는 등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번에 의결권을 가진 사내이사가 되면서 바이오 분야에서의 활동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죠. 바이오 투자 역시 직접 챙길 것으로 보입니다.
-SK가 3세인 최윤정 부사장도 바이오 사업을 맡고 있잖아요. 최근에는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에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내 최연소 임원이 되기도 했죠. 오너가 젊은 기업인들이 바이오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오너가에서 직접 챙기는 건 그만큼 바이오를 미래 주력 사업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앞서 SK그룹은 이른바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를 주력 사업이자,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주요 사업의 한 축을 최윤정 부사장이 책임지고 있는 셈이죠.
-바이오 사업이 오너가 젊은 기업인들의 경영 시험 무대가 될 수 있겠네요.
-네,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오너가 젊은 기업인들이 기존 사업 영역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성과가 있더라도 개인의 몫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측면도 있죠. 신유열 전무와 최윤정 부사장 입장에서는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며 그룹에 힘을 보태는 동시에, 자신들의 역량과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무대가 바로 바이오 사업인 셈입니다. 실제로 다른 오너가 젊은 기업인들 역시 바이오를 비롯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사업을 발굴, 육성하는 건 다소 도전적인 목표이지만, 그만큼 경험치를 쌓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증권사 수장 줄줄이 세대교체…키워드는 '젊은 피'와 '실무'?
-증권가에서는 수장들의 자리바뀜이 예고된 한 주였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증권가 수장들의 세대교체 바람이 올해 들어서도 지속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그렇습니다. SK증권은 지난 6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CRO), 전우종 각자 대표를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이들은 이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이사회에서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입니다. 이로써 SK증권은 현재 김신·전우종 각자 대표체제에서 전우종·정준호 각자 대표체제로 바뀌게 됩니다.
-정준호 본부장은 어떤 인물인가요?
-대표 후보에 오른 정 본부장은 1966년생으로, 1963년생인 김신 대표보다 3살 어립니다. 정 본부장은 대신증권 IB 1본부 팀장 등을 맡은 뒤 SK증권에 입사했습니다. SK증권에선 전략기획실장, 홍콩 법인 디렉터 등을 역임했고요.
-10여 년간 SK증권의 수장을 맡으며 최장수 CEO로 꼽혔던 김신 대표의 거취는 어떻게 되나요?
-김신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회사의 신사업 등을 구상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작년 말부터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갖춘 젊은 피를 앞세워 경영 쇄신에 나서는 분위기군요.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이 세대교체 물꼬를 튼 뒤 수장 교체가 줄을 잇는 모양새네요.
-맞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창립 멤버인 최현만 회장이 물러나고 지난해 11월부터 김미섭·허선호 부회장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김미섭 대표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자회사 글로벌엑스(Global X) 인수를 성공시킨 인물입니다. 허선호 대표는 직전까지 자산관리(WM) 사업부 대표를 맡는 등 관련 분야에 전문성을 인정받았고요.
한국투자증권에서는 김성환 대표가 지난해 말 정일문 사장의 뒤를 이어 선임된 상태입니다. 삼성증권은 장석훈 대표에 이어 박종문 대표가 새로이 대표에 올랐고요. KB증권은 박정림 대표 후임으로 WM(자산관리)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홍구 대표를 확정했습니다. 이홍구 대표는 김성현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메리츠증권 장원재, 키움증권 엄주성 신임 대표 등도 새 수장으로 자리하게 됐고요.
-증권사들의 새로운 사령탑들에 공통점이 있다면요?
-새롭게 선임된 CEO들은 증권 업계에서 현장·실무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대체로 젊은 편에 속하고요. 새 대표 자리에 이미 올랐거나 내정된 인사들의 평균 나이는 약 57.2세로, 기존 CEO들의 평균 나이(60.4세)보다 3.2세 젊습니다.
-아직 대표가 내정되지 않은 증권사들의 차기 수장도 궁금해지네요.
-네, 실제 업계에서는 차기 대표 선임을 앞둔 NH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NH투자증권의 차기 대표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앞서 정영채 대표가 용퇴 의사를 드러내며 "우리 회사도 한 단계 더 도약할 때인 것 같다"며 변화 필요성을 언급했기 때문인데요. 세대교체 바람이 계속해 불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