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리아바이오 상폐 위기에 개미들 '전전긍긍'…거래재개 가능성은


2월 29일부로 거래 멈춰…오레고보맙에 '발목'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사료 전문회사 카나리아바이오가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가운데 투자자들의 근심이 늘고 있다. 완전자본잠식에 이른 만큼 회생이 불가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자들은 거의 '반포기' 상태가 됐다.

◆ 카나리아바이오, 무기한 거래정지…상폐사유 발생까지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나리아바이오는 지난 2월 29일 오후 5시 26분을 기점으로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거래정지 만료 일시는 상장폐지 사유해소 시 혹은 상장폐지 결정 시까지다. 사실상 무기한 거래정지에 해당하는 셈이다. 거래소는 카나리아바이오의 거래정지와 함께 상장폐지사유 발생 우려 및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 또한 발표했다.

카나리아바이오의 상장폐지 우려가 대두한 것은 감사보고서 작성 시즌을 맞아 완전자본잠식이 확인된 여파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카나리아바이오는 내부결산 결과 완전자본잠식과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 차감전 사업손실이 확인됐다고 알렸다.

자본잠식이란 회사가 현금난에 봉착하면서 회사를 설립할 때 들어간 자본금을 쓰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재무제표 상에서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을 때 자본잠식에 들어간다고 이야기한다.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짐에도 적자 개선이 어려워져 갖고 있던 납입자본금까지 모두 소진한 상태를 자본전액잠식 혹은 완전자본잠식이라고 일컫는다. 공시에 따르면 2023년도 기준 카나리아바이오의 자본총계는 -536억원에 이른다.

또한 카나리아바이오는 2022년 3059억원, 2023년 1537억원의 적자가 나면서 자본금을 훌쩍 뛰어넘는 손실을 일으켰다. 카나리아바이오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386.8%이며, 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률은 1116.79%에 달한다.

/카나리아바이오 홈페이지 갈무리

◆ 오레고보맙 손상차손 여파…시총 1조원에서 1800억원으로 '뚝'

카나리아바이오가 완전자본잠식에 이르게 된 까닭은 자회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주요 무형자산인 오레고보맙에 대한 손상차손 때문이다. 지난 1월 카나리아바이오는 오레고보맙의 글로벌 임상 3상에 대해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받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오레고보맙의 무형자산 규모가 1456억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더욱이 시장에서는 오레고보맙이 이른바 '작전세력'에 휘둘린 대표종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남부지방검찰청은 오레고보맙을 이용해 주가조작을 펼친 이준민 등 카나리아바이오 관계자들을 무더기로 기소한 바 있다. 관계자에는 오레고보맙의 자산가치를 부풀려 작성한 회계사와 회계법인 관련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작전세력 일당이 재판을 받는 동안 계속해 마음을 졸여왔다. 더욱이 오레고보맙의 임상 중단 권고 이후 주가 또한 크게 떨어져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월 16일 DSMB(Data Safety Monitoring Board)에서 오레고보맙 글로벌 임상3상의 무용성 평가를 진행한 뒤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하자 카나리아바이오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올해 1월 17일 카나리아바이오는 전 거래일(5050원) 대비 29.90%(1510원) 추락한 354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18일에도 29.94%(1060원) 빠지며 2480원으로 주저앉았다. △19일 -14.52% △22일 -11.70% △23일 -12.13% 등 연거푸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고, △24일 -4.62% △25일 -3.95% △26일 -2.26% △29일 -6.86% 등 연일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후에도 추가적인 하락세는 이어졌고, 종전 1조원에 가깝던 시가총액은 1859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나한익 카나리아바이오 대표는 공식 홈페이지에 "DSMB의 권고에 이의 제기가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며 "중간분석에 활용된 원본 데이터의 누락이나 시험자 코드 등 분석 결과에 영향을 준 오류가 있었는지 분석할 것"이라고 전했지만, 주가 추락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 대주주들, 줄줄이 이탈…개미들 "마음 정리해야"

상당수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카나리아바이오의 입장문 발표나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 특수관계인들의 매도가 나타나며 주가의 추가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한도 오큐피바이오 감사는 지난 1월 19일부터 2월 15일 사이 보유 주식(6만4596주)을 모두 매각했다. 오티씨바이오글로벌도 1월 18일과 20일 지분 전량(45만2187주), 윤부혁 헬릭스미스 대표도 1월 23일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아치웠다.

카나리아바이오의 2대주주인 세종메디칼도 2월 14일 300만주(39억원), 2월 19일 53만2341주(28억 원), 2월 22일 273만3760주(34억원) 등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총 매각 수량은 626만6101주로, 최초 500억 원을 투자해 400억원의 손실을 입고 100억원만 건진 셈이다.

대주주들마저 줄지어 이탈하자 투자자들은 패틱 상태가 됐다. 현재 투자자들은 증권 커뮤니티 등에서 "형식적 상폐는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 답이 없는데, 과연 이의제기를 할지 의문", "주주모임을 만들 필요도 없고, 돈을 걷을 필요도 없다. 무결점 휴지니 마음 정리하는 게 낫다"는 식의 토로를 나누고 있다.

투자자들의 아우성에도 카나리오바이오는 별다른 입장을 전하지 않고 있다. 공시를 통해서만 "2023 사연연도 연결재무제표 상 자본잠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종속회사 카나리아바이오의 바이오 무형자산에 대해 외부전문평가기관에 공정가치 평가를 의뢰한 상태이며, 그 결과에 따라 내부결산자료를 정정할 수 있으며 자본잠식률이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카나리아바이오는 1983년 설립된 현대사료가 모태다. 2018년 코스닥에 상장한 뒤 2022년 6월 사업 다각화를 위해 현대사료에서 카나리아바이오로 상호를 변경했다. 같은 해 카나리아바이오엠으로부터 엘에스엘씨앤씨 지분 100%를 인수하며 바이오생명공학사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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