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력발전소 수요 증가로 인해 에너지 사업에 대한 수주가 대폭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액화수소, 해상풍력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 적극 뛰어들어 중장기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7조5899억원, 영업이익 1조46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32.6% 증가한 숫자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실적 개선은 탈원전 정책의 전환으로 인해 원자력발전소 부문의 개선이 나타난 것이 반영됐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월 수립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신한울 3, 4호기의 원자로·터빈발전기 등 원전주기기 공급과 관련 플랜트 EPC 중 주설비공사 전담 기업으로 선정됐다.
해외에서도 체코와 폴란드에서의 원전 수주가 유력하며, 성공하게 되면 루마니아, 불가리아, 카자흐스탄 등의 원전 수주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수주잔고는 2020년 10조4412억원에서 2022년 12조7879억원, 지난해 말 14조5335억원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2025년 이후에도 연평균 10조원 이상의 수주가 예상되고 있다.
실적 개선이 지속되자 최근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A3+로 상향 조정했다.
나이스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 관련 기존 품목에서의 제고된 수주잔고와 국내 유일의 발전용 가스터빈 국산화를 통한 신규 수익 기반이 보강됐다"면서 "수주 기반 개선 등을 바탕으로 중기적으로 안정적인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기존 주력 품목인 원자력 발전설비 부문과 더불어 액화수소, 해상풍력과 같은 친환경 부문에서도 수주가 확대되는 추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무탄소 에너지 개발 사업 전문 자회사 '두산지오솔루션' 설립했다. 두산지오솔루션은 해상풍력, 수소, 연료전지 등 무탄소 에너지 프로젝트를 발굴, 투자하고 운영과 유지·관리까지 총괄하는 디벨로퍼(개발사업자) 사업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무탄소 에너지 사업권을 선점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전력 판매 및 배당 수익으로 안정적인 매출 확보도 추진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태국전력청과 협약을 통해 운영 중인 발전소에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암모니아 혼소, 신재생, 수소 등 무탄소 발전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 경남 창원에는 '창원 액화수소플랜트'를 지난해 8월 준공해 시운전하고 있다. 창원 플랜트에서는 하루 5톤, 연간 1800톤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지난해 제주에서는 풍력을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 국책과제에 참여해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아울러 해상풍력 모델 개발도 적극 추진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1년 아시아 최초로 3메가와트(㎿)급 해상풍력발전기를 개발해 국제인증을 받았고 2019년에는 5.5㎿급, 2022년에는 국책과제로 착수한 8㎿급 대용량 해상풍력발전기의 국제인증을 취득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기존 화석연료 수급이 불안정해지며 원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친환경 에너지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기존 원전 사업에 대한 수요를 가져감과 동시에 미래 에너지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려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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