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본격화…LCC·물류업체 '눈치싸움'


인수 후보군에 투자설명서 배포…매각가 1조5000억원대
제주항공·에어프레미아 유력 전망…LX판토스 등도 거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조건으로 제시된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인수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아시아나항공 및 조업사 직원들이 화물기로 개조한 A350 항공기 기내에 수출 화물을 탑재하는 모습. /아시아나항공 제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조건으로 제시된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인수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대 1조5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전망 속에서 애경그룹의 자금 지원이 예상되는 제주항공, 공격적인 시장 확대를 추진하는 에어프레미아가 유력 후보군으로 손꼽힌다.

22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스위스 UBS는 최근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와 비밀유지계약서(NDA)를 배포했다. 인수를 희망하는 대상자들은 오는 28일까지 자금 조달 계획서와 사업계획서를 포함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하게 된다.

아시아나 화물 부문은 '알짜 사업부'로 평가받고 있다. 총 11대의 화물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화물 부문 매출은 1조6071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외 화물 수송량은 연평균 75만톤으로 대한항공에 이은 국내 2위 규모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이 동아시아 지역 허브공항으로의 위상이 높아 국내 항공화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장점도 가진다. 인천공항은 연간 500만톤의 항공화물을 수용할 수 있는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지난해에만 274만4000톤의 항공화물 처리 실적을 올렸다.

공항 허브화의 주요한 척도로 여겨지는 환적률은 2023년에 41.3%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38.0%) 대비 3.3%포인트 증가한 숫자로 지난 2013년(42.9%) 이후 10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올랐다.

관건은 자금 동원력이다. M&A 업계에서는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가를 5000억∼7000억원으로 예상하는데, 여기에 부채 1조원도 떠안아야 한다. 인수를 위해서는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를 고려해 항공 업계에서는 인수 후보군으로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을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제주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제주항공의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화물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2022년 B737 화물기를 최초 도입한 이후 지난해 10월 2호기를 추가로 도입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473%로 다소 높고, 현금성 자산이 3500억원대에 불과해 1조5000억원의 자금 조달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제주항공은 애경그룹 계열사로, 그룹 차원에서 항공 화물사업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면 추가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수혈받을 수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B737 화물기 2대를 도입했다. /제주항공 제공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에어프레미아도 유력 후보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에어프레미아는 합리적 가격에 프리미엄 좌석을 제공한다는 하이브리드서비스항공(HSC)를 표방한 항공사다.

에어프레미아는 출범 당시 소형기종이 아니라 B787 드림라이너와 같은 준대형 기종을 도입했으며, 오는 2027년까지 15대 이상, 2030년까지 20대 이상 운용할 계획을 세우는 등 공격적인 시장 확장을 추진 중에 있다. 만일 국내 2위 항공 화물사업까지 확보한다면 단숨에 메이저 항공사로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상사나 물류사를 보유한 한화, LX, 동원도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7년 에어로케이항공의 재무적투자자(FI)로 항공업 진출을 타진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는 등 꾸준히 항공산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여기에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기 엔진과 부품 제작 사업, 한화갤러리아를 통한 쇼핑·호텔사업 등과의 시너지도 전망된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과 플라이강원 등 항공사가 매물로 나올 때마다 '항공사 인수설'에 꾸준히 한화그룹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LX그룹의 경우 상사 기업 LX인터내셔널, 물류기업 LX판토스 등은 범LG가의 물량을 바탕으로 사업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항공화물은 전자제품이나 의약품, 반도체와 같은 고부가가치 소포장 제품이 주력인데 패키징(포장)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범LG가의 물량을 소화하는 LX판토스와 같은 기업도 항공 화물사업까지 연계한다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항공 화물 업황의 부진, 화물기 노령화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항공 업계 관계자는 "항공화물 시황은 2021년과 2022년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 호황을 누리다 최근 정상화 과정으로, kg당 운임이 12달러에서 최근 3달러로 4분의 1 수준으로 빠졌다"며 "아시아나 화물기들 대부분이 기령 20년 이상의 경년항공기이기에 교체와 유지비도 클 것으로 전망돼 (화물사업부의) 인기가 없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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