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개념설계 유출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된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입찰 제한 심의를 앞두고 울산 지역 국회의원이 "국가 안보에 올바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 조선소는 울산에 소재하고 있다.
이채익·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중공업이 입찰에서 완전 배제된다면 특수선 사업은 지금과 같은 규모로 지속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각각 울산 남구갑과 동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두 의원은 "대한민국 해군의 최신예 함정 건조는 HD현대중공업과 경쟁업체(한화오션) 두 곳에서 양분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독점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 하반기 KDDX 사업이 시작된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작업을 훌륭히 마무리했다. 국민 눈높이로 고심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3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만든 KDDX 개념설계 등을 몰래 취득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유죄가 확정됐다. 방위사업청은 청 예규에 따라 입찰 시 보안감점 1.8점을 줬다.
이후 방사청은 관련 법에 따라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자 했으나 연기했다.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오는 27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입찰 참가 제한 여부를 따질 예정이다.
입찰 참가 제한이 결정되면 올해 하반기 예정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에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심의를 앞두고 울산에 소재한 HD현대중공업과 경남 거제를 소재지로 둔 한화오션 사이 장외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이채익 의원은 지난달 22일에도 울산 동구 호텔현대바이라한에서 '해양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이 의원은 "최근 한화오션 잠수함 건조 기술이 해외로 통째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의혹이 사실이면 한화오션도 제재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전직 직원 2명이 잠수함 설계 도면을 대만으로 유출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해당 사건은 현재 경남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가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은 유출된 도면은 국가 기밀에 해당하지 않으며, 사측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이 소재한 거제 시의회는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 직원 유죄 확정 직후 후속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윤부원 거제시의회 의장 등은 지난해 12월 1일 성명서를 통해 "모든 범죄 행위가 밝혀진 만큼 정부는 즉각 후속 조치와 원상복구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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