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국내 건설사 10개 중 8곳은 현재 금리 수준으로는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미 10개 중 4곳은 자금 운용에 곤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건설사 102곳을 상대로 실시한 '매출 500대 건설기업 자금 사정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76.4%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3.50%)에서 이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었다고 답했다. 아직 여유가 있다고 답한 기업은 17.7%에 그쳤다. 최근 자금사정을 묻는 문항은 '평년과 비슷하다'(43.1%)의 응답률이 가장 높았지만, '곤란을 겪고 있다'의 응답률도 38.5%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양호' 응답률(18.6%)의 두 배다.
올해 하반기 자금사정 전망을 묻는 실문에는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52.9%,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33.4%였다.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은 13.7%에 불과했다.
한경협은 "연말까지 건설업종 자금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응답기업의 92.1%는 올해 하반기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현재와 비슷하거나(65.7%), 더 증가(26.4%)할 것으로 예측했다. 자금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협력업체 공사대금 지급'(32.4%)이 가장 많았으며, '선투자 사업 추진'(17.6%), '원자재·장비 구입'(16.7%) 등 순이 뒤를 이었다.
건설기업들은 주로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자금조달 시 높은 대출 금리와 수수료로 인해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업들은 안정적인 자금관리를 위한 정책과제로 △금리부담 및 수수료 수준 완화(39.2%) △공급망 관리를 통한 원자재 가격 안정화(16.7%)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완화(16.7%)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복합적 요인으로 건설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금리‧수수료 부담 완화, 원자재 가격 안정화, 준공기한의 연장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