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연이은 '사망사고'…중대재해 '입찰 제한' 강화 목소리


HD현대중공업, 무재해 선언 한 달 만에 사고
한화오션, 최근 두 차례 사망사고 발생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지난 12일 오후 7시께 원유 생산 설비 블록을 이동하는 작업 중이던 60대 노동자 1명이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중대재해 없는 1000일에 도전한다고 밝혔던 HD현대중공업에서 최근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에서도 연이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반복되는 사고에 중대재해법 시행에도 안전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지난 12일 오후 7시께 원유 생산 설비 블록을 이동하는 작업 중이던 60대 노동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50대 노동자 1명도 중상을 입었다. 이들은 협력 업체 소속으로 파악됐다.

HD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 2022년 4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6일 연말까지 중대재해 제로(0) 달성에 도전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불과 1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 중대재해가 발생한 셈이다.

HD현대중공업 외에도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작업 현장에서 최근 노동자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1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선박 방향타 제작 공장에서 그라인더 작업을 하던 협력 업체 직원 20대 노동자가 폭발사고로 숨졌다.

같은 달 24일 같은 작업장에서 잠수 작업을 하던 30대 노동자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지는 일이 있었다. 해당 노동자는 선체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던 중이었던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에서는 같은 달 19일 거제조선소에서 용접 작업을 하기 위해 선박 내부 계단을 이용하던 60대 노동자가 아래로 굴러떨어져 숨졌다. 4건 모두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각각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등을 따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선박 방향타 제작 공장에서 그라인더 작업을 하던 협력 업체 직원 20대 노동자가 폭발 사고로 숨졌다. /한화오션

지난해 좋은 실적을 냈던 조선 3사에서 연이어 중대재해가 발생하면서, 안전관리에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 직접 관련이 없지만, 50인 미만 사업장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등 기준이 엄격해진 상황에서 정작 조선 업계에서 안전관리가 소홀하다는 비판이다.

조선 3사 모두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최근에도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하는 터라 이면 속에 '안전불감증'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사고 직후 노동계와 시민단체 등은 회사 측 조치가 미흡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시기라면서도 안전관리에 철저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숨진 노동자 대부분이 협력 업체 직원인 이유는 현장 고용구조 자체가 하청 업체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명절이나 휴가 전후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일감이 늘어나면서 사고가 늘어난 감도 있다"면서도 "안전에 대해 잘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상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기준을 엄격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행법상 동시에 2명 이상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입찰을 제한하는데,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달 기술 유출 논란으로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국가계약법 개정안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기준을 엄격히 해 기술 유출 논란뿐만 아니라 중대재해가 또 하나의 기준으로 작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노동학 전공 교수는 "노동부 지원 사업을 배제하는 제도가 있는데, 기준을 넓혀 공공 입찰 등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취지 자체도 제도를 강화해 예방하는 것처럼 조선 활황 시기 등을 고려해 기준을 엄격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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