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K-방산'의 대표 선수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넥스원 등이 올해도 수출 실적을 늘리고 있다. 폴란드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수출 협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방산 업계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한국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의 무기체계와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 방위부와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는 이번 MOU 체결에 따라 장갑차와 같은 지상무기체계와 로봇·위성을 활용한 감시정찰체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방위부의 중장기 획득 계획에 참여할 계획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는 2030년까지 군수품의 50%를 현지 생산하는 프로젝트에도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70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86% 증가한 성적을 거두었다. 폴란드를 비롯한 다수 국가에 자주포 K-9을 수출한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한화시스템도 아랍에미리트에 천궁-2용 다기능레이 수출 계약이 반영되며 지난해 영업이익 928억원을 달성, 전년보다 137.5% 늘었다.
한화에어로는 최근 루마니아에 K-9 자주포 수출 협상을, 폴란드와는 다연장로켓 '천무'에 대한 2차 실행계약 체결을 추진 중이다.
현대로템도 지난해 폴란드에 K2 전차 1차 수출 계약의 효과로 지난해 영업이익(2100억원)이 전년 대비 42.4% 증가했다. 방산 부문 매출이 1조5781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49%) 가까이 확대됐다. 현대로템은 최근 폴란드와 K2 전차 2차 수출 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추가 실적도 기대된다.
LIG넥스원도 지난 6일 사우디아라비아와 32억달러(약 4조2500억원) 규모의 한국형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영업이익 1864억원으로 전년보다 4.1% 늘었다.
국내 방산 업체들의 실적 확대는 선진국 시장 공략을 통한 레퍼런스 확보로 신뢰도를 높인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실제 한화에어로는 최근 호주 육군에 보병전투차 '레드백' 수출을 성사시켰으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미국 차기 훈련기 사업에 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들이 한국 무기체계를 사용한다는 것은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증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질 뿐만 아니라 유지보수를 통한 추가 매출 상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방산 업계의 추가 실적을 확보하려면 한국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출입은행의 금융 지원 자본 한도가 15조원인데, 최근 방산 수출 실적이 30조원을 넘는 경우가 나타나면서 정책금융 지원이 어려운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방산 업계 관계자는 "방산은 정부 간 계약의 성격도 고 있기 때문에 대외정책금융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대규모 수출 계약을 지원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국내 방산 업계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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