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다빈 인턴기자] 경동제약이 올해 들어 네 번째 의약품 회수 명령을 받으면서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경동제약은 품질 기준을 높이겠다는 입장이지만, 두 달 사이 네 차례 회수 명령을 받았다는 점에서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가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식품의약처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경동제약의 피부염 치료제 '판테놀 연고(덱스판테놀)'에 변색이 발생해 지난 7일 회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고는 피부염, 상처, 화상 등에 주로 쓰이며 영유아들의 기저귀 발진 또는 여성의 유두 균열 치료 등에 사용되는 일반의약품이다. 식약처는 일부 제품이 변색됐다며 사용기한이 내년 4월 6일까지인 제조 번호 KF004, KF005 제품이 회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경동제약 홈페이지에 고지된 판테놀 연고의 사용기한은 제조일로부터 36개월이다. 즉, 2년전 제조가 이뤄진 제품들을 대상으로 회수가 진행되는 것으로 이미 제품 사용을 마친 소비자들도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경동제약은 변색 문제 원인을 조사 중에 있다.
식약처는 회수 대상 의약품을 취급하거나 보유 중인 의약품 취급자는 의약품의 사용 또는 유통·판매를 중지하고 회수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해당 의약품은 사용기한과 해당 제품 번호를 확인하고 회수 대상에 해당될 시 인근 약국에 전화 후 정상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앞서 경동제약은 식약처로부터 지난달 2일과 18일, 지난 1일 총 세차례의 의약품 회수 명령을 받았다.
경동제약의 올해 첫 번째 회수 대상 제품은 '자니틴정150밀리그램(니자티딘)'이다. 자니틴정150밀리그램은 주로 위궤양과 십이지장 궤양의 치료로 쓰이는 전문의약품이다. 안정성시험(장기 보존) 결과, NDMA 초과 검출로 사전예방적 조치에 따라 시중 유통품에 대해 영업자 회수가 이뤄졌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IARC) 분류상 2A군에 속하는 발암 의심 물질이다.
의약품 포장 오류도 있었다. 타사 제이더블유신약의 부진피질 호르몬제인 '피디정'에서 경동제약의 '스폴론정(메틸프레드니솔론)' 포장재를 사용한 의약품이 발견됐다. 타사 제품에 자사의 포장재가 사용됐다는 의미다. 최근 3년간 타사 제품에 다른 포장재를 사용해 회수 된 건 이번 조치가 처음이다. 위수탁 진행 과정에서 동일한 생산시설을 사용한 품목 간에 혼입과 오포장 문제가 발생해서 벌어진 일인것으로 파악됐다.
당뇨병 치료제에서는 발암물질이 나오기도 했다. 경동제약 당뇨병 치료제 '다파진에스듀오정10/100밀리그램(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은 안정성 시험에서 불순물인 'NTTP'이 초과 검출됐다. 회수 대상은 사용기한이 내년 7월 17일까지인 제조 번호 KG001, KG002 제품이다. 해당 약품은 시타글립틴과 다파글리플로진의 병용투여가 적합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식사요법 및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투여하는 흰색 장방형의 전문의약품이다.
니트로사민 계열 화합물 NTTP는 구운 고기, 유제품, 채소 등 일반 식품에서도 발견되는 발암물질이지만 과량 노출되면 암 발생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섭취 허용량의 제한이 있다. 식약처가 규정한 NTTP의 1일 섭취허용량은 37나노그램 이다. 안정성시험(장기보존, 가속)결과, 불순물(NTTP) 초과 검출에 따른 사전예방적 조치로 시중 유통품에 대해 영업자 회수가 진행됐다.
경동제약에 연초부터 제품 품질 관련 논란이 각기 다른 사유로 여러차례 발생하면서 업계와 소비자들로부터 '의약품 품질 문제 기업'으로 낙인 찍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의약품 관련 논란은 건강과 직결된 사항이기 때문에 기업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해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빈번하게 제품 회수가 진행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전수 조사를 통해 알 수 있겠지만 다른 상품들과 달리 의약품은 건강 더 나아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보관이나 제조, 유통 과정에 있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해당 문제는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판단돼 유의 깊게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경동제약 관계자는 "이번 품질평가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이 유통되게 된 것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이번 회수 제품에 대해 엄중한 자세로 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더 높은 품질 기준으로 제품 출하가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들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탁하여 생산을 수행하는 수탁업체에 대한 관리도 철저히 할 것이며 문제를 숨기거나 축소하지 않고 투명하게 적극적으로 대응해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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