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비둘기파냐, 매파냐를 나누는데 새 종류는 많다. 경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서 상황에 맞게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
13일 취임한 황건일 신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서울 중구 한은 기자실에서 통화정책 성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통상 긴축 통화정책을 선호하면 매파로, 완화적 정책을 선호하면 비둘기파로 구분된다.
황건일 신임 위원은 금융위원장의 추천으로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이동한 박춘섭 전 금통위원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황 위원은 임기는 2027년 4월 20일까지로 이달 22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금리 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황 신임 위원은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외환제도혁신팀장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코노미스트,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국제경제관리관을 지냈다.
이날 황 위원은 우리 경제에 있어 가장 위협적인 요소로는 가계부채를 지목했다.
그는 "해외에서 볼 때 가계부채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8%로 조사 대상 34개국 중 유일하게 100%를 넘었다. 통상 80%가 넘을 경우 가계의 빚 부담으로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수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 쪽은 여전히 어렵다"며 "대외 환경을 보면 주가도 우리나라만 침체됐다"고 했다.
고환율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변수에 모두 영향을 받지만, 기본적으로는 변수는 금리"라며 "금리 외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과 관련해서는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많이 어렵다. 금융감독원과 정책당국에서 다각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펀드 조성이라던지 다각적인 노력으로 서서히 풀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 신임 위원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서도 물가상승률,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물가 오름세가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수출 중심으로 성장세가 회복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은 목표를 상당폭 상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부동산 대출, 가계부채 관련 리스크가 있다"며 "저출생·고령화, 잠재성장률 둔화 등과 같이 여러 구조적인 문제들도 산적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