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다빈 인턴기자] 명절 선물로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건기식 구입 경험자 10명 중 7명은 부모님 또는 친구에게 건기식을 선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건기식 섭취가 일상화되고 있지만 주의해야 할 점들도 많다. 나에게 맞는 건기식은 무엇이고 섭취시 유의해야 하는 점들을 정리해봤다.

◆ 건강기능식품과 건강보조식품은 다르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 증진 및 유지를 목적으로 인체에 유용한 기능을 지닌 성분을 제조 및 가공한 식품이다. 건강기능식품의 주목적은 일상에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한 것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처치하기 위해 복용하는 일반의약품과는 다르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 형태와 식품 형태로 제조 가능하며 제품마다 섭취량과 섭취 방법이 정해져 있다.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원료를 인체 적용 시험 등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평가해 인정하고 있다. 식약처를 통해 기능 및 안정성을 인정받을 시 제품 포장에 건강기능식품 마크와 기능정보, 일일 섭취량 등을 정확하게 표기해야한다. 또한 식약처에서 건강기능식품을 관리하고 있기에 부작용에 대해서 신고를 할 수 있다. 질병의 완화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과는 다르므로 해당 제품이 나에게 꼭 필요한 기능성을 갖고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건강보조식품은 질병 예방 또는 건강 증진에 기대를 갖고 섭취하는 일련의 식품을 통틀어 지칭한다. 건강기능식품과 달리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지 않아 기능이나 효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 들이 '다이어트', '변비 해결' 등의 문구를 내걸고 판매를 진행하는 '효소'는 대표적인 건강보조식품이다.

건강기능식품과 건강보조식품을 구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제품 외부 포장에 있는 건강기능식품 마크다. 또한, 식약처에서 운영하고 있는 식품안전정보포털인 '식품안전나라'에서 건강기능식품을 검색할 수도 있다.

◆ 모르고 먹으면 건강 지키려다 독 된다

건강기능식품이 모두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의약품을 복용 중인 사람에게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의사 또는 약사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뒤 섭취해야 한다.

당뇨환자는 홍삼과 오메가3를 조심해야 한다. 홍삼은 혈소판 응고 감소 및 혈당저하를 유발하며 오메가3의 EPA와 DHA가 당뇨약의 치료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불면증 환자의 수면을 돕는 락티움은 우유 단백질을 잘게 분해한 것으로 유당 불내증이 있거나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간 영양제로 널리 알려진 밀크씨슬은 혈당강하제와 병용 섭취 시 인슐린 민감성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마그네슘과 철분보충제를 1~2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섭취해야 한다. 함께 복용시 골다공증약과 잘 흡착해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약효를 떨어트린다. 고혈압 환자는 오메가3를 복용해선 안 된다. 오메가3는 혈액순환을 돕지만 혈압약과 병용시 혈압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항응고제 성분이 있는 건기식과 혈압약을 함께 먹으면 지혈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경우 기저질환으로 인해 의약품을 복용중인 경우가 있는데 무턱대고 건기식을 섭취하면 간 건강이 악화될수도 있기 때문에 선물을 받는 사람의 기저질환을 고려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박진희 약사는 "영양제 선택 기준은 유행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닌, 기저질환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여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다"며 "같은 계통의 영양제를 모르고 중복해서 먹게 되면, 오히려 해독장기인 간과 신장에 부담을 주게 된다"고 건기식의 신중한 선택을 강조했다.

◆ 명절 앞두고 '건기식' 중고거래 활발…아직은 불법

명절을 앞두고 건기식을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에 재판매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의 개인간 거래는 현행법상 불법임으로 주의해야 한다. 건기식 판매를 하기 위해선 영업 신고를 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지난달 16일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가 건기식의 개인 간 소규모 중고 거래를 허용하도록 식약처에 권고해 오는 4월부터 1년간 시범 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다. 식약처는 1분기 안에 거래 횟수나 금액을 제한하는 등 건기식 오남용 방지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시범 사업을 거쳐 개인간 거래 허용을 위한 후속 조치를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건기식 판매 업계는 개인 간 거래에 관해 우려를 보이고 있다. 건기식은 식약처로부터 기능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은 기능성 원료로 제조됐지만 섭취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고거래 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거래 특성을 이용한 불법 유통업자가 늘어날 수 있고, 제품 특성에 따라 개인 간 거래에서 안전성과 제품의 품질을 보장하지 못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식품안전정보원에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접수된 건기식 복용 후 이상 사례에 관한 접수 현황은 총 1392건에 달했다. 소화불량을 겪은 소비자들은 1067명(46.2%)으로 가장 많았으며, 가려움 406명(17.6%), 어지러움 268명(11.6%), 체중 증가 등 기타 255명(11.1%), 배뇨 곤란 141명(6.1%), 가슴 답답 115명(5.0%), 갈증 55명(2.4%) 등 이 그 뒤를 이었다.

건기식 업계 관계자는 "개인 간 거래를 통해 판매된 건기식은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고 익명으로 거래 될 시 구매자가 건기식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 책임 소재를 따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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