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일색' 현대차는 올랐다…삼성전자는?


현대차, '저PBR주' 분류되며 연일 신고가 경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삼성전자 밸류업 적용하면 13만원까지 오를 것"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울산 북구 현대차공장에서 열린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태환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현대차가 2월 들어 급등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함께 저평가받던 삼성전자는 여전히 주춤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5일 종가 기준 4.85%(1만1000원) 오른 2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1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이며 이 기간 상승률은 무려 25.26%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70% 상승에 그쳤다.

현대차 주가를 끌어올린 건 외인이다. 외인은 이달 들어 1일에만 현대차를 82만6747주, 2일 250만5164주를 순매수했다. 5일도 81만1282주 순매수했다. 3일 간 총 414만3193주를 순매수했고 금액은 9143억원을 넘겼다. 1조원에 가까운 외인 수급이 뒷받침되면서 현대차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달 25일 2024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실적 발표 직후에도 큰 변동 폭을 보이지 않으면서 여전히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저평가 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2월 들어 정부가 기업의 주주환원 가치를 제고하는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하면서 PBR이 낮은 현대차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렸고 향후 3년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현대차가 탄탄한 실적과 시너지를 내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현대차는 3년여 만에 23만원대 주가로 올랐고 시총은 50조원을 넘겼다.

현대차의 두드러진 약진이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은 삼성전자에 쏠린다. 삼성전자도 그간 현대차와 함께 저평가받으면서 투자자들의 초유 관심을 받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예원 기자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코스피가 2600대 중반까지 오른 새해 첫날까지 외인의 매수세에 8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국내 증시를 주도했으나, 1월 말 코스피가 2400선까지 떨어지자 함께 뒷걸음질 친 종목 중 하나로 꼽힌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달 말 대비 소폭 오른 7만4500원(5일 종가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주가가 13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 5일 신년간담회를 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국내 주요 기업에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용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을 때 삼성전자의 예상 주가를 전망하면서,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 92조원 중 50조원을 투입해 우선주 전량을 자사주 매입하고 이중 20조원을 소각해야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차 등은 저평가돼 있다"며 "이사회가 재무상태표 비효율성 없애고 제대로 주주 환원하면 주당 펀더멘털 가치가 50~120% 상승할 수 있다. 이는 주주총회까지 가지 않아도 이사회에서 토론하고 결의할 수 있는 안건들"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KB증권은 6일 보고서에서 "국정농단 사건 이후 지속된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화 구간에 진입했다"며 "지금까지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주가 낮은 기업가치를 보인 것은 이 회장 사법 리스크에 따른 그룹의 전략적 의사결정 지연과 정책 및 규제 리스크 확대 등이 해외 대형 펀드의 투자 조건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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