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크러시' 출시에도 맥주 매출↓…타개책 찾을까


지난해 맥주 매출 전년比 18% 감소, 신제품 낸 4분기도 약세
생맥주·캔맥주 제품 잇달아 출시…올해 경쟁력 확보 박차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맥주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한 가운데 6일 서울 영등포구 한 편의점 매대에 크러시를 비롯한 맥주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연간·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음료 부문에서 제로 칼로리 음료가 인기를 얻었고, 소주 '새로'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매출 3조 클럽'에 입성했다. 하지만 맥주 시장 경쟁력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지난해 4분기 '크러시'를 출시하며 변화를 꾀한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신제품을 필두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맥주 매출액은 807억원으로, 전년(2022년) 같은 기간 대비 18% 감소했다. 주류 사업에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2년 12.7%에서 지난해 10%로 줄었다. '크러시'를 출시한 지난해 4분기 맥주 매출액은 206억원으로, 전년 4분기보다 0.3% 줄었다. 신제품 특수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은 모양새다.

롯데칠성음료의 '크러시' 시장 전략은 젊은 층 공략이다. 걸그룹 에스파 카리나를 광고 모델로 섭외하면서 젊은 맥주라는 이미지를 굳히려 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맥주 시장의 70% 이상을 '카스', '테라' 등이 차지하고 있어 유통망 확대가 우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가정 시장 점유율은 5% 미만이다.

이와 관련,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신제품 크러시 경우 출시된지 두 달 정도밖에 안 되다 보니 아직 실적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올해 1분기부터 실질적인 크러시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주점 입점 등 유통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 생맥주, 캔맥주 등을 내놓으며 국내 맥주 시장 경쟁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 사진은 이 회사가 입주한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우지수 기자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시장에서 힘을 더 준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주점 등 유흥 시장에서 '클라우드 생(生) 드래프트' 생맥주, 병맥주 제품을 철수했다. 철수한 자리에 '크러시' 제품을 채워 넣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를 주점에서 철수시킨 이유로 '크러시'와 경쟁을 막기 위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두 제품은 알코올 도수가 4.5%로 동일하고, 같은 회사 제품을 묶어 주점 냉장고에 함께 전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20년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를 출시한 후에도 당시 판매하던 '피츠 수퍼클리어' 제품을 시장에서 점차 빼는 전략을 펼쳤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과 기존 제품이 경쟁하면 수요층이 겹쳐 두 제품 모두 매출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크러시에 집중하려 하는 것"이라며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를 밀기 위해 피츠를 단종했지만 점유율 확보에 큰 성과가 없었다. 크러시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클라우드 제품 운영에 대해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며 "생 드래프트 제품 중 20L 생맥주는 단종했고 크러시로 대체해 매장에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5일 발표한 '24년 주요 사업 전략'에 따르면 '크러시' 캔맥주 제품도 이달 중 출시한다. 355ml, 470ml, 500ml 세 가지 용량으로 본격 소비자 접점을 넓힐 전망이다. 기존 병 맥주 제품만으로는 가정 시장 공략이 더뎠는데, 이번 캔 제품이 크러시 시장 점유율을 키우는 데 효과를 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 주류 사업 과제는 결국 '차별성'이다. 최근 출시한 증류식 소주 '여울'을 비롯해 맥주 신제품 '크러시' 등 경쟁사 제품과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며 "소주 제품 '새로' 흥행으로 쌓은 젊은 층 마케팅 노하우 활용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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