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다빈 인턴기자] 제2형 당뇨병으로 병원을 찾는 65세 이상 노인 환자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당뇨병 치료제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관련 제품도 잇달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당뇨병은 8시간 이상 공복 후 채혈한 혈당이 126㎎/㎗ 이상이거나 3개월간 평균 혈당 수치를 나타내는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인 경우 진단된다. 당뇨병은 선천적으로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제1형 당뇨병과 비만,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후천적인 요인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발병하는 제2형 당뇨병으로 구분된다.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당뇨와 함께 동반되는 합병증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합병증을 동시에 앓아 혈당강하제와 인슐린 주사와 동시에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한 약품도 섭취하고 있다.
LG화학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당뇨병 치료 복합제 '제미메트서방정 25/750mg' 제조판매를 지난달 26일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LG화학이 품목허가를 신청한지 6개월 만이다. 제미메트서방정은 제미글립틴과 메트포르민을 조합한 2제 복합제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향상시키기 위한 식사 및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사용될 수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대웅제약과 '제미다파'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대웅제약은 LG화학의 '제미글로', '제미메트', '제미다파' 등 제미글로 패밀리 라인업 전체를 공동 판매한다.
일동제약은 자회사 유노비아에서 개발중인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ID110521156)에 대해 중국과 일본에서 물질 특허를 취득했다. 일동제약은 유노비아를 통해 임상 1상 시험을 진행중이며, 임상개발 등 상업화 작업의 진행 상황에 따라 향후 제2형 당뇨병, 비만 등을 겨냥한 신약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ID110521156은 GLP-1 수용체 작용제(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 계열의 약물로,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여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한다.
보령은 지난해 당뇨병 치료제를 잇달아 출시한데 이어 올해도 리나글립틴 단일제·복합제 제품들을 출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당뇨병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보령은 지난해 4월에는 '트루다파' 제품군을, 9월에는 시타글립틴 성분의 단일제·복합제인 '트루시타' 제품군을, 11월에는 세계 최초 조합의 당뇨 복합제인 '트루버디'를 선보였다. 아울러 보령은 당뇨병과 고혈압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복합제도 현재 개발 중이다.
종근당도 지난해 12월 제2형 당뇨병 치료 복합제 'CKD-379'의 내약성 평가를 위해 임상1상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3가지 성분의 당뇨 치료성분을 더한 복합제로 종근당이 보유하고 있는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로베글리타존) 성분을 중심으로 2가지 성분을 더 함유해 강력한 혈당 조절 효과를 내는 약물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해당 시험은 이번해 9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효소(DPP-4) 억제제 계열 당뇨성 치료 복합제 '트라젠타듀오(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 특허 만료를 앞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4일 한미약품, 경동제약, 제일약품 등 3곳에서 각각 신청한 '리나글로메트서방정', '리타메진서방정', '리나틴플러스엑스알정' 등의 품목을 허가했다. 해당 약은 리나글립틴과 메트포르민의 병용투여가 적합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을 향상시키기 위한 식사요법·운동요법의 보조제다. 이번 허가로 국내 '다파글리플로진·피오글리타존' 조합의 당뇨 복합제 시장 경쟁에 참전하는 제약사는 보령, 유영제약, 제일약품, 경동제약, 한국휴텍스제약 등 5곳이다. 올 상반기부터 각 제품들의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2형 당뇨병 환자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달 공개한 건강보험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다발성 질병 외래 환자 현황 중 제2형 당뇨병의 2022년 상반기 기준 진료 인원은 134만5183명이었으나 2023년 상반기 기준 143만6403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 동분기 대비 기준 11.1% 증가한 것이다.
당뇨병 치료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지난해 제2형 당뇨병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조4300억원이다. 지난 2021년 709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고령자들의 만성질환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한번 약을 먹으면 꾸준히 먹어야 하는 만성질환 특성상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제약사들도 그런 동향을 읽고 계속해서 다양한 계열의 약과 당뇨 복합제를 출시하고 있다"며 "제약사들이 당뇨 관련 복합제와 신약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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