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9조 원 시대' 연 네이버, 올해 AI로 사업 경쟁력 강화한다


작년 연매출 9조7000억·영업익 1조5000억…"역대 최대"
커머스·광고에 AI 붙여 수익성 강화
경영효율성·생산성 제고 '목표'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한 네이버가 올해도 AI와 콘텐츠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 /더팩트 DB

[더팩트|최문정 기자] 네이버가 지난해 10조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올해 자체 인공지능(AI) 기술을 서비스 곳곳에 녹여내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2일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6% 증가한 9조6706억 원,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1% 증가한 1조4888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2조5370억 원, 영업이익 405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7%, 영업이익은 20.5% 증가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4분기 사업 부문별 매출액은 △서치플랫폼 9283억 원 △커머스 6605억 원 △핀테크 3560억 원 △콘텐츠 4663억 원 △클라우드 1259억 원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견조한 매출 성장률을 만들어 내고 신중한 비용 집행을 통한 수익성 강화를 위해 노력했던 한 해였다"며 "올해에도 네이버는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색·커머스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단23 컨퍼런스에서 네이버의 두 번째 자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소개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네이버는 지난해 공개한 여러 기반 기술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올해는 수익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두 번째 자체 생성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생성형 AI는 'AI 시대의 인프라'로 꼽힌다. 막대한 사전 데이터 학습과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단순히 입력된 정보를 출력하는 것을 넘어 기존 데이터 이상의 정보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다양한 AI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와 생성형 검색 서비스 '큐(Cue:)'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올해는 단순히 생성형 AI 모델과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이를 핵심 인프라로 삼아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하며 수익화 작업에 나선다는 목표다.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는 지난달 30일 업데이트를 통해 리테일 테크 서비스 '컬리', 채용 플랫폼 '원티드', 개인화 여행 플랫폼 '트리플' 등과의 '스킬' 연동을 시작했다.

스킬은 클로바X에 결합된 일종의 외부 링크로, 대화 화면에서 나가지 않고도 AI의 추천을 받아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상품 정보를 노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구직자가 원티드 스킬을 활성화하고 클로바X에서 "5년차 기자인데, 지원할 만한 회사를 찾아달라"는 질의를 입력할 경우, 원티드 플랫폼에서 직무와 연차에 맞는 채용 공고를 정리해 노출하는 식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하이퍼클로바X 공개 이후에 다양한 노력이 있었고, 올해부터는 보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검색 등 네이버 앱에서 초개인화된 콘텐츠를 추천하는 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네이버의 게임 특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이 베타 테스트 1개월 만에 130만 명의 월간활성이용자(MAU)를 확보했다. /네이버

네이버는 기존의 블로그와 카페, 밴드 등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넘어 숏폼과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등으로 소통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은 1개월 만에 130만 명이 넘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확보했다.

최 대표는 "검색, 게임판, 카페, 클립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신기술 선보이며 서비스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며 "이러한 노력들이 궁극적으로는 체류시간 및 트래픽 성장에 기반한 광고 인벤토리의 확대, 신규 프리미엄 상품 출시 등 수익화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은 커머스 역시 AI를 입힌다. 네이버는 지난해 1월 인수한 북미 최대 소비자간(C2C)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 효과와 크림의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커머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7% 오른 660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날 지난해 포시마크 인수를 위해 받은 대출금 8억 달러(약 1조400억 원)을 지난해 4분기 기준 모두 상환했다고 밝혔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직간접 출자 펀드와 주식, 수익증권 등 비핵심 투자자산 포트폴리오에 대한 리밸런싱으로 누적 약 8000억 원의 자산 유동화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올해 커머스 사업은 경기불안, 고금리로 이용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네이버는 솔루션의 고도화와 도착보장 서비스 상품 지역을 확대해 입점 브랜드와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기반으로 고도화된 추천 및 검색을 통해 초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경쟁력을 제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콘텐츠에도 AI를 입혀 작품 이용 경험을 향상하고, 더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콘텐츠 부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6% 성장한 4663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9.3% 성장한 4440억 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다양한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4분기·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흑자 전환됐다.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웹툰(웹툰엔터테인먼트)의 북미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는 상장 조건으로 연내 흑자전환을 내건 만큼, 향후 관련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김범준 전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자사의 최고운영자(COO)로 영입했다. /네이버

한편, 네이버는 올해 경영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 작업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핵심 인물은 지난해 11월 회사에 합류한 김범준 최고운영책임자(COO)다. 김 COO는 앞서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경영자(CEO)까지 역임했다.

최 대표는 "김 COO는 플랫폼 내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CFO는 "지금까지 수익성 향상은 불필요한 비용 절감에 그쳤으나, 이제부턴 본격적인 생산성과 체력 향상을 기대한다"며 "김 COO가 전반적 기술 조직의 기능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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