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의혹 배재현 대표 보석 기로에…카카오 투자 사령관 변경될까


배 총괄대표 재판부에 보석 신청…1일 신문 후 석방 여부 결정
카카오 '전방위 쇄신'에 배 총괄대표 교체 여부 '주목'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에 나섰다는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의 보석 신문을 받았다. /더팩트DB

[더팩트|최문정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혐의로 지난해 11월부터 구속 상태였던 배재현 카카오 CA협의체 투자총괄대표가 보석 신문을 받았다. 카카오 그룹의 투자 사령관 배 총괄 대표의 석방 여부에 따라 카카오 그룹 재무 컨트롤타워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배 총괄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 남부지법에서 보석 신문을 받았다. 배 총괄 대표 측은 지난달 19일 사법당국에 보석 신청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이날 카카오 측 변호인과 검찰 측의 주장을 두루 청취한 뒤, 시일을 두고 배 총괄 대표의 보석 석방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배 총괄대표는 카카오 그룹의 투자 사령관으로 꼽힌다. CJ그룹 미래전략실 부장 등을 지낸 배 대표는 2015년 카카오에 빅딜팀에 합류했다. 그는 합류 직후인 2016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계 '멜론' 인수를 주도했다. 1조8700억 원을 투입해 품에 안은 멜론은 당시 뾰족한 수익 모델이 없던 카카오의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배 총괄대표는 지난해 3월 카카오가 연예 매니지먼트 기업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같은달 열린 카카오 정기 주주총회에서 SM엔터 인수 공로를 인정받아 이사회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또한 카카오 그룹의 컨트롤타워 조직으로 꼽히는 'CA협의체'에서 투자총괄 대표직을 맡았다.

그러나 배 총괄대표는 하이브와의 SM엔터 경영권 인수를 위한 지분 확보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2월 경쟁사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2400억 원을 투입해 '시세조종'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아 금융 당국의 수사 물망에 올랐다. 또한 5% 이상의 주식을 보유했음에도 금융당국에 이를 보고하지 않은 의혹도 받고 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가운데)가 지난해 10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지난해 2월부터 해당 건을 조사한 금융당국은 10월 배 총괄대표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같은 해 11월 배 총괄대표와 카카오 법인을 재판에 넘겼다. 배 총괄대표는 지금까지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배 총괄대표가 구속되며 그룹 내 재무·투자 리더십에 공백이 생겼지만, 카카오는 배 총괄대표의 해임이나 교체 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왔다. 배 총괄대표는 지금까지도 카카오 CA협의체 투자총괄대표직과 카카오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재판부가 배 총괄대표에 보석 석방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릴 예정인 가운데, 향후 카카오 재무·투자 리더십 변화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달 카카오에 모자회사 동시 상장 문제 해소와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받는 배 총괄대표의 해임을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오는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 총괄대표를 교체할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사법리스크에 휘말린 가운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해 복귀를 선언했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라는 사명까지 바꾼다는 각오'로 회사 전반의 문제를 고치겠다며 강도 높은 쇄신을 예고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차기 카카오 단독 대표로 내정했다. 또한 이진수·김성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최고위 리더십도 권기수·장윤중 각자 대표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배 총괄대표의 구속과 법인카드로 게임 아이템 1억 원어치를 결제했던 재무그룹장(CFO)의 정직으로 공석이었던 재무 리더십도 다시 세우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최혜령 전 크레디트스위스(CS) 상무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최 CFO는 합류 직후인 지난해 12월부터 재무 그룹 직책자에게 '청렴서약서'를 받는 등 왕성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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