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최근 한국에 가장 큰 안보 위협이 북한보다 '저출산'일 정도로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이슈입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나이 들어가고,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 역시 계속 커져가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급격한 시장환경 변화에 보험산업이 적극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
허창언 보험개발원 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에서 '보험산업 데이터 혁신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주제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보험개발원은 '뉴 비즈니스' 설계, '뉴 플랫폼' 구축, '뉴 웨어'(신시장) 탐색에 중점을 두고 보험산업의 위기 극복과 미래성장동력 창출, 그리고 국민 생활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특히 이를 위해 AI(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기획‧결합‧상품화' 기능을 통합 추진하는 '데이터신성장실을 신설'하고, AI와 빅데이터 전문인력을 배치하였음을 거듭 강조했다.
허 원장은 "보험업계도 저출산·고령화 시대 진입으로 가망고객(보험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이 가파르게 줄어든 지금, 현재까지의 보험산업 성장을 이끈 전통적 사업모델은 한계에 직면했다"며 "새로운 시대에 대한 대비뿐만 아니라 기본에도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허 원장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중계기관이 곧 발표될 것"이라며 "편리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제도인 만큼 중계기관으로 지정된다면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보험개발원은 '보험산업 데이터 혁신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4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보험산업 비즈니스 확장 △통합 인프라 구축 △신시장 수요창출 △신제도 컨설팅 서비스 등이다.
먼저 보험개발원이 보유하고 있는 보험정보와 타 기관의 금융·비금융 데이터 결합연구를 통해 보험산업의 비즈니스를 확장 지원한다. 특히 잠재고객의 특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해 '상품개발·고객관리·채널분석'의 신성장 솔루션을 제시할 계획이다.
AI·IoT(사물인터넷) 등 혁신기술에 기반한 신규 사업모형도 제시한다. 보험산업이 보험상품 판매자라는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 고령화·간병 등 우리사회 고질적인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서비스 제공자로 확장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래형 자동차보험 상품개발을 위해 차량별, 운전자별 특성을 반영한 요율체계를 개편한다. 정보통신기술, 자율주행기술 등 신규 기술이 활발하게 적용되는 환경변화에 대응해 운전자 특성과 차량 특성을 반영하고 사고위험도를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보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간병보험의 위험률 개발도 지원한다. 초고령사회를 앞뒀음에도 그동안 국내 간병위험률 통계 부재로 고령 보험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가 어려웠으나 데이터 활용을 통해 고령 보험시장 활성화를 지원한다.
또 연간 300만 건에 달하는 AOS(자동차 수리비 청구 및 손해사정 시스템) 데이터를 바탕으로 청구 견적과 AI 견적을 비교해 자동으로 수리비를 지급하는 자동심사서비스를 확대한다. AOS시스템 내 차대번호와 결합·제공되는 정보를 부품정보까지 확대하고, 대국민 서비스로 차대번호별 차량 옵션 장착정보를 시범 제공할 계획이다.
신시장 수요 창출을 위한 요율과 상품개발 등 지원도 할 예정이다.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MZ세대 중심의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30대 젊은 고객층을 타겟으로 한 상품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저연령층에서 인기가 높은 소액단기보험 상품의 해외사례를 조사하고, 요율산출 방안 등을 보험업계와 공유한다.
신제도에 적합한 컨설팅 서비스와 시스템 제공에도 나선다. 보험사가 위험 및 지급여력을 자체적으로 평가·관리하는 ORSA(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체제) 제도의 안착·고도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새 회계기준(IFRS17) 책임준비금 검증 소프트웨어(SolV)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부터 보험사에 본격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