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라면 시장 후발주자 풀무원이 새로운 도전을 펼친다. 부족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서울시와 협업한 라면 제품을 선보이는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풀무원이 비교적 약세인 국내 라면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풀무원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서울라이프' 팝업스토어에서 서울시와 함께 제작한 '로스팅 서울라면'을 공개했다. 두 제품 모두 4개입 기준 5450원으로 개당 약 1360원이다. 제품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금 일부는 사회적 약자 지원을 위한 사회공헌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풀무원은 지난 2011년 건면 라면 '자연은 맛있다'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풀무원은 이 브랜드에서 '로스팅 서울라면'을 포함해 모두 15개 종류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은 맛있다'는 소비자들에게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기존 라면 시장 강자인 농심, 오뚜기, 삼양 등에 비해 점유율이 낮다.
1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라면 시장 기업 점유율은 농심이 49.5%로 1위, 오뚜기 26.4%, 삼양 10.2% 순으로 차지했다. 풀무원은 0.9%로 낮은 편에 속한다.
업계에서는 풀무원 라면이 주로 평균 가격보다 비싸 비교적 인기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생면과 건면을 사용한 제품이 주를 이루는 풀무원 라면은 가격대가 높은 편에 속한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라면 한 봉지 평균 가격을 살펴보면 △신라면 847원 △진라면 761원 △삼양라면 805원으로 '로스팅 서울짜장'이 500원 이상 비싸다. 식품산업통계정보가 지난 2022년 라면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라면 구입 요인은 익숙한 맛, 저렴한 가격, 할인 행사 등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 라면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서울라면도 건강을 챙긴 건면으로, 가격대가 싼 편은 아니다. 라면 소비자들이 꾸준히 찾기에는 가격 장벽이 있다고 본다"라며 "풀무원 서울시 협업은 옅은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시도 정도로 본다"고 분석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과 매출액을 달성했다. 첫 번째 과제였던 해외법인 수익성이 회복됐다. 이에 따라 라면 등 국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620억 원으로 전년(2022년)보다 135.4% 증가했다. 매출액은 2조9934억 원으로 같은 기간 5.5%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풀무원은 건강한 라면을 찾는 소비자가 갈수록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치 소비(환경, 건강 등 가치에 집중하는 소비경향)'에 대한 고객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풀무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선보인 '로스팅' 라면 시리즈는 매년 매출액 40%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볶음면 제품을 출시하는 등 제품군을 늘리고 건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찾겠다는 것이 풀무원 라면 사업 계획이다.
풀무원과 함께 '서울라면'을 기획한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 콘셉트는 '건강을 챙기는 바쁜 현대인'"이라며 "칼로리가 낮은 건면 라면만 생산하고 스프도 건강하게 만드는 풀무원 브랜드 원칙이 서울시 기획과 잘 맞아 협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는 가운데, 서울시와 협업해 서울라면을 출시하게 됐다.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풀무원 건면의 우수한 품질을 전파하겠다"며 "지난해 해외·국내 사업 수익성 개선으로 실적 회복을 이뤄냈다. 이를 바탕으로 라면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