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가 31일 후보 6명을 '파이널리스트'로 추렸다. 후보자는 '포스코맨' 3명과 외부 후보 3명으로 압축됐다. 후추위는 이들을 상대로 심층 면접을 벌인 뒤 내달 8일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방침이다.
후추위는 이날 8차 회의를 열고 내부 5명과 외부 7명 등 숏리스트 12명을 파이널리스트 6명으로 추렸다. 후추위는 지난달 21일 첫 회의 이후 내부 후보 선정과 외부 추천 등을 거쳐 이날 차기 회장 후보를 6명으로 압축했다.
후추위는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이 특히 우수한 분들을 '파이널리스트'로 선정했다"며 "앞으로 심층 대면 면접을 통해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포스코그룹 수장에 가장 적합한 한 명을 선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 후보·퇴직자는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사장, 장인화 포스코 자문역(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다. 외부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이 선정됐다.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김지용 사장은 이른바 '성골'로 분류된다. 1992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2010년 신소재사업실장 상무, 2014년 철강솔루션센터장 전무로 일했다. 2021년에는 광양제철소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역대 포스코 회장 학벌을 살펴보면 서울대 공과대학 출신이 많다. 5대 유상부 회장부터 8대 권오준 회장까지 서울대 공대 출신이다. 다만 김 사장은 이른바 '이사회 논란'으로 고발당해 경찰에 입건된 인물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사법 리스크'가 존재한다.
장인화 전 사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다. 이후 1994년 포스코건설 기반기술연구팀장, 1996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상무로 근무했다. 지난 2017년 포스코 사내이사 부사장, 철강생산본부장을 이듬해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철강부문장을 역임했다.
정통 철강맨으로 분류되는 장 전 사장은 지난 2018년에도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철강생산본부장 시절에는 포항제철소 설비 고도화를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장 전 사장 역시 이사회 논란으로 고발당한 피의자 신분이다.
고려대 법학과 출신인 전중선 전 사장은 현직 당시 최정우 현 회장 체제 실력자로 꼽혔다. 1987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1989년 투자관리부, 브뤼셀사무소, 경영기획실, 비서실장 부장 등으로 일했다. 2019년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전략기획본부는 2014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을 본떠 만들어졌다. CEO 직속 조직으로, 최 회장에게 직접 보고해 '실력자'로 꼽힌 바 있다. 최 회장 취임 직후 '취임 100일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기도 했다. 전 전 사장 역시 이사회 의혹 피의자 신분이다.
대표적인 외부 인사인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이차전지 소재 중심 포스코 신사업 전환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권 전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뒤 LG디스플레이 사장, LG화학 사장 등 44년을 LG맨으로 일했다.
권 전 부회장은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기고·서울대 동문으로 '친정부 인사'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전 실장은 대통령실 근무 당시 본인이 포스코 차기 회장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정보지가 돌고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은 철강 부문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3년 현대중공업 조선 QC 기술연구소 대리, 1991년 현대정공 연구개발(R&D) 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다. 2000년에는 현대모비스 이사로 일했다.
또한 2004년 현대로템 상무로 근무했다. 같은 해 한보철강 인수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일했다. 한보철강은 그해 전기로 제강소와 당진 철근공장이 IN스틸(현 현대제철)에게 인수됐다. 이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 2018년 현대로템 부회장으로 근무했다.
학자 출신인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영남대 기계공학과 조교수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이후 오하이오 주립대학 조교수 등으로 일하다, 2009년 최고기술경영자(CTO)로서 SK이노베이션에 몸을 담았다.
SK이노베이션에서 기술원장과 기술총괄사장, 고문으로 일하다가 2016년 울산과학기술원 석좌교수로서 강단에 돌아왔다. 이후 지난 2021년 한국석유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석유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점이 도마 위 오르기도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기업설명회를 통해 "새 CEO 선임 이후 집행됐거나 집행될 투자 방향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단기적인 환경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리스크 여부는 그때마다 점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후추위는 파이널리스트 6명에 대한 심층 면접을 거쳐 내달 8일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다만 국민연금공단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 초기 김태현 이사장의 언론 인터뷰 방식으로 개입한 것처럼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후보 1인에 대한 의견을 구체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사회 논란에 대한 경찰 수사는 여전히 변수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최근 임의제출 방식으로 포스코홀딩스 운영 독채 별장 관련 자료 등을 요청했다. 경찰은 자료를 확보해 검토한 뒤 강제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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