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김성태 기업은행장, 국책銀 정체성 잡았지만…과제 산적


중소·중기 위기 극복 위한 현장 소통 광폭 행보
비이자 이익 개선 등 과제 남아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내부출신'인 만큼 지난 1년간 중소기업 전문 정책금융 기관으로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저조한 비이자 이익 개선 등의 과제도 남아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3일 취임한 김성태 기업은행장이 기업은행을 이끈 지 1년이 지났다.

김성태 행장은 김승경·조준희·권선주·김도진 전 행장에 이은 다섯 번째 '내부 출신' 수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김 행장은 1989년 입행 후 33년간 기업은행에 몸담으며 전략기획부 미래혁신팀장, 비서실장, 미래기획실장, 마케팅전략부장, 소비자보호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또 경영전략그룹장과 IBK캐피탈 대표를 거쳐 은행 전무로 재직하던 중 행장으로 발탁됐다.

김성태 행장은 유력하게 거론됐던 '외부 후보'를 제치고 내부출신이 임명된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윤종원 전 기업은행장 후임을 임명할 당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관치 논란이 휩싸이면서 김성태 행장이 자리를 꿰찬 바 있다.

업계의 우려와는 달리 김성태 행장은 지난 1년간 기업은행을 이끌며 중소기업 위기 극복 지원과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현장 소통'으로 중기 지원 방안 발굴…'국책은행 정체성' 살렸다

취임 초부터 김 행장이 강조한 것은 '중소기업의 위기극복'과 '재도약 지원'이다. 김성태 행장은 올해도 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김 행장은 현장 소통의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행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해 1월 3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창업육성 플랫폼 플랫폼 IBK창공과 기업은행 인천 남동공단 지점 등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경기, 충남·대전, 울산, 반월·시화, 인천 등 전국의 중소기업 대표들과 만났다. 올해도 새해 첫 일정으로 지난 2일 반월, 시화 국가산업단지에 소재한 변압기 제조 수출기업 산일전기와 인근 영업점을 방문했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지난 1년간 중소기업 전문 정책금융 기관으로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안전판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은행

이러한 현장 소통을 통해 김 행장은 중소기업 지원에 필요한 제도와 금융지원 방안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중기근로자 우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는 잦은 이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기근로자에게 다양한 금융지원을 제공해 장기 근속은 물론 중소기업의 고용안정을 이뤄내고자 마련된 것으로, 기업은행이 중소기업 근로자의 근속기간에 따라 개인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등에 대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31조7020억 원으로, 전체 대출액(285조6770억 원)의 81.1%를 차지했다. 기업은행 자체적으로 시장금리와 관계없이 대출 심사를 통과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고 9%대의 금리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점도 중소기업들의 위기 극복에 도움을 주고 있는 부분이다.

◆ 실적도 순항…비이자이익 개선은 숙제

이는 실적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기업은행은 지난 3분기 누적 연결 기준으로 2조1220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1조9244억 원 대비 10.3% 증가한 규모다.

중소기업 등 금융안전판으로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 것이 이자수익 동반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대출은 전 분기 대비 2조7000억 원 증가한 285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 행장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관련 대출을 확대한 게 경영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도 실적 성장을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김성태 행장 앞에도 과제는 놓여있다. 비이자이익 부문 개선이다.

기업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지난 2019년 5502억 원에서 2022년 2535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연결 누적 기준 비이자이익으로는 전년 동기보다 125% 증가한 4577억 원을 거뒀으나 이는 유가증권 등 일시 요인 영향이다. 수수료손익 등 핵심 비이자이익 지표는 16% 이상 감소했다.

김성태 행장 역시 비이자이익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김 행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24년 중점분야 중 하나로 "개인금융·비이자 부문과 자회사의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통해 균형성장을 이뤄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측은 '비이자' 부문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수년간 코로나19와 글로벌 삼중고 지속에 따른 위기극복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중기금융 확대 등 국책은행 역할에 충실해 왔다"며 "외환·퇴직연금·신용카드와 같이 중소기업을 영위함에 있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서비스 영역부터 기업은행만의 특성을 살려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영업환경이 점점 디지털화·비대면화되고 있는 만큼, 영업점 채널과 아울러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도 최고의 서비스를 혁신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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