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흔들' 포스코 후추위, 내주 차기 회장 후보 공개…강행 배경은?


경영 공백 우려…경찰 수사 물리적 '속도' 계산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오는 31일 5명 내외의 후보군 파이널리스트 명단을 공개한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오는 31일 후보군 5명 내외 파이널리스트 명단을 공개한다. 해외 호화 이사회 의혹으로 인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절차를 강행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포스코에 따르면 후추위는 전날 7차 회의를 열고 내부 5명과 외부 7명 등 12명의 숏리스트를 결정했다. 후추위는 앞서 지난 17일 내부 6명과 외부 12명 등 롱리스트를 선정해 산업계와 법조계 등 외부 인사로 꾸려진 자문단에 자문을 의뢰한 바 있다.

후추위는 숏리스트 12명을 압축해 오는 31일 5명 내외 파이널리스트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대면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 1인을 결정할 계획이다. 후추위는 최종 선정한 후보 1인을 이사회 결의를 거쳐 3월 주주총회에 상정하겠다며 '완주'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사회 논란'에 휩싸이며 공정성이 흔들리고 있는 후추위가 절차를 강행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경영 공백'은 피하자는 인식이 깔려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포스코와 같은 소유분산기업인 KT는 지난해 회장 선임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 반대 등으로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이 무산되고, 윤경림 전 KT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사장이 낙마하며 약 9개월간 경영 공백이 발생했다.

가뜩이나 포스코는 국내외 시황 악화 등으로 실적도 부진한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조531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27.2% 하락한 수치다. 매출액은 77조1272억 원으로 9% 하락했다. 순이익은 48.5% 떨어진 1조83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업무상 배임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 등을 수사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포스코홀딩스는 "국내외 시황 악화에 따른 철강 가격 하락과 친환경 미래 소재 부문 실적 저조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가는 지난해 초 27만2000원에서 7월 장중 최고 76만40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세를 보여 40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이사회 논란' 수사가 물리적으로 3월 주주총회 전까지 마무리되기 어렵다는 '계산'에서 후추위가 절차를 강행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이달 초 첫 고발인 조사가 진행되고, 이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로 수사 주체가 바뀐 뒤, 두 번째 고발인 조사만 진행된 상태다.

다만 후추위가 선정한 최종 후보 1인이 후추위 자체 논란으로 주주총회에서 거부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 절차 초기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비공식적인 방법이지만 문제삼기도 했다. '관치 논란'이 있기는 하나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시선은 내달 중 공개되는 최종 후보에 쏠리고 있다. 절차가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외부 후보들이 대거 탈락하며 내·외부 비중이 비슷해지는 상황이다. 내부 인사가 발탁되면 '최정우 라인'이라는 비판 가능성이 있다. 반면 외부 인사가 발탁되면 '외압' 논란이 나올 여지가 있다.

후추위가 숏리스트 세부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내부 후보로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후보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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