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잠수함 설계도 유출 의혹' 사실이면 제재해야"…정치권, 진상조사·처벌 촉구


한화오션 "유출된 잠수함 도면, 독일 것…기밀 아냐"

22일 HD현대중공업이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해양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채익 의원(왼쪽)과 권명호 의원이 회사 관계자의 발언을 청취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직원이 연루된 잠수함 설계 도면 유출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채익 의원(국민의힘, 3선)은 지난 22일 HD현대중공업이 울산지역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개최한 '해양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잠수한 설계 도면이 해외로 유출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한화오션은 이미 세 차례에 걸쳐 북한으로 추정되는 집단에 의해 해킹을 당한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잠수함 설계도 해외 유출 의혹에 대해선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힐 것을 관계 당국에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해당 업체도 앞으로 입찰에서 상당한 수준의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의원은 "지난해 함정의 핵심 장비를 공급하던 한화그룹이 조선사까지 인수하며 독점으로 인한 국방비 증가 등 공정한 경쟁 저하 등의 우려가 크다"며 "최근 해당 업체의 잠수함 건조 기술이 해외로 통째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건 국가 안보적으로 심각하고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직원이었던 A씨 등 2명이 내부 기술을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대우조선해양 재직 당시 잠수함 설계 도면을 빼돌린 뒤 잠수함 개발 컨설팅 회사인 B사로 이직했고, 이후 이들이 대만 측에 설계 도면을 넘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대만에 유출된 잠수함 설계 도면은 대우조선해양이 2011년 인도네시아로부터 11억 달러에 3척을 수주한 DSME 1400 모델로, 2019년 인도네시아에 인도됐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 관계자는"유출됐다고 알려진 문제의 도면은 인도네시아가 1970년대 말 독일로부터 수입한 독일 잠수함 도면으로 옛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도면이 아니며, 방산기술 및 군사기밀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도둑촬영 사건을 포함해 회사의 기밀을 유출한 직원이나 이에 연루된 업체 등에 대해선 현재, 과거를 불문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이 공개한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 /김태환 기자

앞서 HD현대중공업도 지난 2013년 직원들이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개념 설계 등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른 보안 감점으로 HD현대중공업은 입찰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측은 "KDDX 기밀 유출 사고에 대해선 철저히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전사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다만 당시 사고로 자사는 정부가 발주하는 경쟁입찰에서 1.8점 보안 감점을 받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기술력 등으로 극복하기 힘든 페널티"라며 "최근에는 아예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해야 한다는 논의까지 나오고 있는데 지금도 과도한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입찰 참가까지 불허하는 것은 이중 처벌이다. 현행 보안 감점 제도로 인해 사실상 한화오션이라는 한 업체가 방위사업 분야를 독식하게 돼 국방력 약화와 함정 설계 기반 붕괴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의원은 "독과점 폐해는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공정한 경쟁을 통해 우리 해양방위산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챙기겠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의원과 함께 참석한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초선)도 "방위산업은 다른 산업보다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인 분야"라며 "어느 한 쪽에 치우치기보다 기업 간 역할 분담이 필수적인 산업"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특정 업체 독점 문제의 경우 방사청 주도의 탑재 장비 관급화를 통해 조선소 간 공정한 수주 경쟁이 이뤄질 수 있게 관심을 기울여 달라"며 "K-함정 산업에 최적화된 전문화·계열화를 도입해 근원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KDDX 사업은 6500톤급 미니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가 올해 특수선 최대 규모인 7조8000억 원에 달한다. 현재 기본설계까지 진행됐으며, 올해부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가 추진될 예정이다. 이 사업 수주전에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진 양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가 모두 보안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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