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부터 입주까지' 2년 5개월 걸린다


분양, 자잿값 인상 따른 공사 지연 탓
대구는 3년 3개월 소요

공사비 인상, 자금조달 문제 등으로 건설업계의 고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파트 공사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아파트 분양부터 입주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23일 부동산R114가 입주(예정) 아파트를 대상으로 공사기간을 조사한 결과, 올해는 평균 29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개년(2020년~2023년) 평균 25개월 대비 4개월이 더 걸리는 셈이다.

2024년 입주단지의 공사기간은 △수도권 28개월 △지방 31개월로 집계됐다. 대구는 평균 39개월로 가장 길었다. 미분양 문제, 공사비 및 건설업계 갈등, 부실공사 이슈 등이 맞물려 공기 지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 형태별로는 재개발 아파트 건설에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입주한 재개발 아파트의 평균 공사기간은 33개월로, 여타 사업과 견주면 가장 길었다. 재개발 사업은 기반시설이 열악한 지역에서 추진되기 때문에 일대를 재정비하는 기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규모가 큰 대단지일수록 공사기간이 길었다. 최근 5년간 입주한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평균 공사기간은 30개월로, 500가구 이하 중소단지(22개월)에 비해 8개월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큰 만큼 컨소시엄 사업이 대부분이라 변수가 많고, 공정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아파트 시장 전반에 공사 지연이 잦아지면서 2024년 입주단지의 경우, 대단지와 중소단지 간 공기 격차(4개월, 31개월-27개월)가 예년에 비해 줄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이전 대비 올해 입주 아파트의 공사기간이 길어진 데에는 입주물량의 91%가 2021년 이후 분양된 영향이 크다. 2021년 하반기 이후 시작된 금리 인상, 2022년 러-우 전쟁에 따른 자잿값 상승 등이 공사비 인상으로 이어지자, 시공사와 입주 예정자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공사에 차질을 빚었다"고 풀이했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앞으로는 신축 아파트에 대해 엄격한 층간소음 기준이 적용되고, 부실공사에 대한 관리 감독도 까다로워진다. 사전에 충분한 공사기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 분양~입주(후분양 제외)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garden@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