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취임 2년 차를 맞이하는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올해 '기업금융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기업금융은 그동안 농협은행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농협은행은 조직개편 등을 통해 기업금융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취임한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농협은행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업금융 강화'에 나섰다.
이석용 행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기업금융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행장은 "작년이 농협은행의 '미래경쟁력강화'와 '지속성장'이라는 열매를 맺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 과정이었다면, 올해는 그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고, 잎을 키워나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핵심역량을 제고해 농협은행의 차별적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행장은 "우량차주·유망분야의 신규 주거래기업 확대로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시장 중심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통해 WM 사업의 질적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67조3139억 원으로 1년새 63조6393억 원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은 630조8855억 원으로 지난해 한 해 동안 32조6718억 원이 늘었다. 대기업대출의 경우 136조4284억 원으로 지난 1년 동안 30조9675억 원이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으로 가계대출로 높은 마진을 남기기 어려웠다. 이에 은행권은 가계대출에서 줄어든 부분을 메꾸기 위해 기업대출은 비교적 높은 이율을 받을 수 있는 기업금융에 집중했다.
이석용 행장이 '기업금융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아직 이석용 행장의 갈 길은 멀었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평가다. 농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적어 경쟁에서 다소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업대출 잔액은 104조9076억 원이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172조4000억 원) △신한은행(158조9865억 원) △하나은행(161조4350억 원) △우리은행(168조1680억 원) 등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이에 이석용 행장은 조직 정비부터 나섰다.
농협은행은 기업고객부를 중소기업고객부서와 대기업고객부서로 세분화했다. 또한 기존 기업투자금융부문을 기업금융부문과 투자금융부문으로 이원화했다. 농협은행은 기업금융 관련 리스크 관리도 강화했다. 여신심사부문에 기업개선부를 새롭게 신설했다. 기존 기업개선지원센터를 기업개선부로 격상시켜 부실징후 기업 사후 관리 기능을 높였다.
기업금융, 특히 대기업 중심의 조직개편 단행을 통해 건전성과 수익성 모두 잡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최영식 기업금융부문장은 "지속적인 기업금융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 기존의 '기업고객부'를 올해부터 '중소기업고객부'와 '대기업고객부'로 세분화했다"며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등 고객군별 세밀한 마케팅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특히, 우량기업, 유망업종 위주의 주거래 기업 확대를 통해 기업고객 기반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기업금융 RM 육성을 확대해 핵심·정예인력 위주의 기업금융 토탈마케팅 전문가를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