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국내 대표 IT기업을 이끄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정신아 카카오 차기 단독 대표 내정자가 19일 열린 인공지능(AI) 최고위 전략 대화에서 인사를 나눴다. 최 대표와 정 내정자는 IT 기업으로서 자사의 AI 기술력을 소개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를 위해 정부를 비롯한 각계 각층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AI 최고위 전략 대화를 개최했다. AI 최고위 전략 대화는 민·관이 AI 분야의 비전을 공유하고,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본격화된 글로벌 AI 경쟁에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고, 한국이 AI 선진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이미 전세계 플랫폼은 검색, 메신저, 커머스에 이르기까지 이미 미국과 중국 소수 플랫폼에 종속된 지 오래"라며 "지난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4에서도 느꼈다시피 AI나 데이터 산업, 이를 기반으로 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하드웨어까지 미국의 일부 테크기업에 종속되는 게 얼마 남지 않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그는 "그래서 더욱 절박함을 느낀다. 네이버는 이미 50배, 100배 규모 이상 회사와 싸워야 하는 입장"이라며 "올해도 경제전망이 우호적이지 않아 네이버도 고민하고 있다. 검색이나 커머스도 빅테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AI는 전선이 하나 더 생긴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최 대표는 "더욱 압도적 자본과 인적 자원이 있는 회사와 경쟁하는 입장에서 소비자들에게 그에 못지 않는 기술과 서비스 제공해야 한다"며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얼마나 더 투자해야 하는지도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글로벌 시장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도 다수의 국내 기업들이 AI 모델 개발을 시도하는 만큼, 한국이 AI 선진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올해가 중요하다. 기업들이 경쟁력 갖추고 성장할 수 있도록 자국 이익에 부합하는 정부의 실질적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기업도 열심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AI 기술을 바탕으로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될 예정인 CES 2025에서는 네이버 역시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 초거대 AI도 해외 파트너십 확대하고 동남아, 중동, 유럽 등 비영어권 시장에서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구축하는 등 한국의 경쟁력과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네이버뿐만 아니라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성장하고 관련 생태계 확장해서 디지털 세계 다양성 넓히는 데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카카오 차기 대표로 발탁된 정신아 내정자 역시 AI 시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 간의 협업과 생태계 발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9일 오전 카카오브레인이 공개한 멀티모달 언어모델(MLLM) '허니비'도 소개했다.
정 내정자는 "과거 모바일 시대의 흐름에서는 기업들이 각자 열심히 개발하면, 승자가 나왔다"며 "그러나 AI는 기업 간 협업과 생태계의 발현이 중요하다. 정부도 함께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AI를 이루는 핵심 요소로 파운데이션 모델, 트레이닝용 데이터, 인프라 등 3가지를 꼽았다. 이와 함께 현재 카카오의 AI 기술 현황에 대해 보고했다.
정 내정자는 "파운데이션 모델 관점에서는 '코GPT'를 내부에서 열심히 개발 중이고, 작년 7월엔 이미지 생성 모델인 '칼로'를 출시하기도 했다"며 "더 나아가서 오늘은 MLLM을 공개했다. 조만간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카카오의 AI 방향은 여전히 고민 중이지만, 사용자들의 일상생활에 스며들게 하는 방법이 뭘까 질문하고 해답을 찾아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2년 오픈 AI 열풍 이후 카카오의 자체 언어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꼈다"며 "네이버도 이런 책임감으로 같이 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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