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스포츠·연예…쿠팡이 '콘텐츠'에 돈 쓰는 이유 [TF초점]


쿠팡플레이, 멤버십 성장 견인…토종 OTT 사용자 수 1위
연예 기획사 '씨피엔터테인먼트' 설립, 사업 영역 확대 '박차'

쿠팡이 콘텐츠 사업을 확대하면서 로켓와우 멤버십 고객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콘텐츠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국내 토종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TT) 중 월 사용자 수 1위로 올라섰고, 지난해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쿠팡 자회사로 설립해 연예 산업에도 뛰어들었다. 쿠팡이 콘텐츠 경쟁력으로 본업 이커머스 고객 유입을 늘리고 있어 유통 업계 콘텐츠 산업 확장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쿠팡은 쿠팡플레이를 이커머스 고객 모으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쿠팡 멤버십 '로켓와우'에 가입하면 쿠팡플레이 구독 혜택을 제공해 멤버십과 OTT 이용자 수를 빠르게 늘렸다. 이커머스 고객에게 콘텐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셈이다.

쿠팡에 따르면 로켓와우에 가입한 회원 수가 1100만 명을 넘겼다. 지난 2022년 로켓와우 가격을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70% 이상 올렸는데도 고객이 꾸준히 늘었다. 빅데이터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2월 쿠팡플레이 국내 월간 순이용자 수는 665만 명으로, 같은 달 CJ 티빙 520만 명을 뛰어넘었다. 1위 넷플릭스를 이은 2위로, 토종 OTT 플랫폼 중 가장 사용자가 많다. 쿠팡플레이 성장 시기와 맞물려 쿠팡은 지난 2022년 3분기 창립 이래 첫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쿠팡은 대표 콘텐츠 'SNL코리아' 제작에 120억 원을 들였고 손흥민이 속한 영국 축구단 토트넘 홋스퍼FC를 국내 초대하는 데 약 100억 원을 썼다. 토트넘 경기 티켓 구매 자격은 로켓와우 회원에게만 제공했다. 콘텐츠가 이커머스로 이어지는 통로가 된 셈이다.

쿠팡은 콘텐츠 사업을 점차 키울 분위기다. 지난해 2개였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는 올해 4개 제작을 잠정 확정했다. 지난 9월에는 연예 기획사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방송인 신동엽을 첫 소속 연예인으로 영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 9일 배우 지예은과 전속 계약 체결하며 규모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쿠팡 콘텐츠 사업 확장 방향은 미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마존은 지난 2004년 멤버십 '아마존 프라임'을 선보였고 2006년 자사 OTT '프라임 비디오'를 출시했다. 이후 멤버십 혜택에 프라임 비디오 구독을 포함시켜 구독자 수를 확보했다. 아마존은 지난 2010년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고 2014년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를 인수했다.

지난해 쿠팡플레이가 선보인 자체 제작 드라마 소년시대(왼쪽)와 미끼 포스터 /쿠팡플레이

◆ 고객 확보 된다는데…유통 업계 콘텐츠 산업 커질까

유통 업계 전반에서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커지는 모양새다. 편의점, 패션 등 다양한 업태에서 콘텐츠로 소비자 반응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통 업계가 쿠팡처럼 대규모 플랫폼을 만드는 등 전체 산업 규모를 키우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BGF리테일 편의점 CU는 자체 웹드라마 '편의점 고인물'을 제작해 모두 1억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패션기업 LF는 임직원이 기획하고 편집한 유튜브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LF가 유튜브에서 소개한 한 지갑 제품 경우 300만 회 조회수를 돌파하며 품절 대란이 일기도 했다. 네이버쇼핑을 운영하는 네이버는 오는 4월 인터넷 방송 플랫폼 '치지직'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플랫폼을 제작할 정도로 콘텐츠에 힘을 주는 유통 기업은 쿠팡밖에 없다. 자본을 크게 들여야 하는 사업이라 쉽게 뛰어들기 힘들다"며 "쿠팡플레이가 성공 사레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도 콘텐츠 전략을 설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통 회사가 콘텐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사례다. 쿠팡의 저돌적인 경영을 한 눈에 보여준다"며 "유통 업계에서 쿠팡이 먼저 선점효과를 내고 있어 다른 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다. OTT 시장은 지금 과열 경쟁이다.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려면 다른 관점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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