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약관대출 가산금리 줄줄이 인하…수익성 악화 우려도


금리확정형 약관대출 가산금리, 1.5%로 형성될 전망
CSM 관점에서 일부 영향 있을 것이란 시각도

보험사들이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보험사들이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 산정체계를 합리화하라는 금융당국 개선 권고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보험계약대출 금리 하락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내달 1일 금리확정형 약관대출 가산금리를 연 1.80%에서 연 1.50%로 0.30포인트 내릴 예정이다. 지난 2020년 5월 연 2.30%에서 현재 수준으로 0.50%포인트 인하한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교보생명 역시 내달 중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를 1.99%에서 1.50%로 0.49%포인트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17일부터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를 1.5%로 0.49%포인트 인하했다. NH농협생명 등 이미 관련 가산금리가 1.5% 수준인 곳을 제외하면 다른 생보사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손보사들 역시 약관대출 금리를 내리고 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이달 31일부터 DB손보는 다음 달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도 이르면 오는 31일 0.5%포인트 내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금융감독원의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 산정체계 점검결과에 따른 조치다. 금감원은 전 보험사 점검 결과 보험계약대출과 관련 없는 시장금리 변동 기회비용 반영, 업무 원가와 무관한 비용 반영 등 가산금리를 합리적으로 산출하지 않는 사례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라고 지도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돼 있던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가 금리연동형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1.5%)와 같아질 전망이다.

보험사 약관대출은 과거에 가입한 보험계약에 적용한 공시이율이나 예정이율에 보험사별로 가산금리를 붙여 금리가 산정되는 것으로, 보험사들이 줄줄이 가산금리를 인하하면서 수익성 감소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픽사베이

보험사 약관대출은 과거에 가입한 보험 계약에 적용한 공시이율이나 예정이율에 보험사별로 가산금리를 붙여 금리가 산정된다. 보험사들이 줄줄이 가산금리를 인하하면서 수익성 감소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험계약대출로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은 보험사 미래이익인 보험계약마진(CSM)에 영향을 미친다. CSM은 지난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보험사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이와 관련해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가산금리 인하로 예상했던 이자수익(현금)이 즐어들고, CSM 관점에서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다만 가산금리 인하에 대해 충분한 검증과 시뮬레이션을 돌려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를 금리연동형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1.5%)와 동일한 수준으로 산출하는 게 적정한지 의문을 갖기도 한다. 다만, 은행권의 가산 금리는 최소 1.5%포인트에서 최대 3%포인트를 적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정한 수준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3월부터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보험사나 금융기관들이 가산금리를 낮추고 있고 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산금리를 낮추는 경쟁이 붙을수록 소비자들은 유리해지고 보험사들의 수익성은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보통 우리나라 은행의 평균 가산금리가 1.5%다. 보험사들도 그 수준에 맞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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