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기차 집중' 현대차, 충전시설 의무 규정 준수 아쉬움…유예 연장 신청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 전기차 충전시설, 규정의 4분의 1 이하만 설치
현대차 "법률에 맞춰서 충전기 증설 계획 세웠다"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내부 충전시설이 규정 미충족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설치 유예 기간 연장을 신청한 현대차는 연장된 기간 내에는 설치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최근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남양연구소 충전시설 구축이 미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양연구소는 국내 최대 규모 자동차 연구소다. 관련 법에 따라 오는 28일부터 시설 구축은 '의무'다. 기준에 미달하면 시정명령 절차를 거쳐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된다. 유예 기간 연장을 신청한 현대차는 연장된 기간 내에는 규정을 충족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성만 무소속 의원실이 현대차 남양연구소가 소재한 경기 화성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남양연구소 내 전기차 충전시설은 92기 이상 설치해야 하나 '20기'만 설치돼있다. 4기는 설치 중이다.

앞서 지난 2022년 1월 환경친화적 자동차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자동차법)과 그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은 총 주차대수의 100분의 2 이상 범위에서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하지 않으면 3000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게 돼 있다. 다만 판매시설 등에 2년을 유예했고 오는 27일까지 유예기간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유예기간이 끝나면 시정명령을 하고, 그래도 설치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남양연구소는 관련 법상 주차 면수 4615면의 2% 이상인 '92기 이상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당초 100기를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20기만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비율로 따지면, 20%가량이다. 4기는 기기가 설치됐으나 전기 사용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이행명령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 점검을 벌여 조치할 예정"이라며 "미설치한 부분에 대해 설치공사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아는데, 관련 법을 따져 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기준 남양연구소 내 전기차 충전시설은 20기가 설치돼있다. 4기는 설치 중이며, 규정에 68기가 부족한 상황이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인천경제청 제공

현대차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는 4기를 설치해야 하나, 현재 3기가 설치돼있다. 또한 지하에 설치돼 있어 관련 법에 문제는 없으나, 안전성에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인시 관계자는 "유예기간 이후에도 설치되지 않으면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의왕연구소는 전기차 충전시설을 기준에 맞게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 의왕시가 이성만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의왕연구소 주차 면수는 348면으로, 이에 2%인 7기를 설치해야 한다. 현재 타워 주차장 1층에 12기를 설치했다.

친환경자동차법상 용도가 공장인 건물은 전기차 충전시설 의무 설치 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 현대차 울산공장과 아산공장 등에 설치 의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공장에 일부 전기차 충전시설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법률에 맞춰서 충전기 증설 계획을 세웠다"라며 "남양연구소 방문객을 중심으로 주차하는 구역으로, 지난 10일 1년 유예를 신청했으며 기간 내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연구소 내에는 의무 대수 규정이 없는 '시험용 충전기' 300여 기가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421만668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국내에선 전년 대비 10.6% 늘어난 76만2077대를, 해외에선 6.2% 증가한 345만4603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친환경 라인업 보강 등을 통해 판매 호조를 이뤘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전동화 등 미래 산업 변화 트렌드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최근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품질에 모두 최고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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