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兆 대어' 에이피알, 우리사주 공모 앞둬…임직원들 셈법 분주


오는 17일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22~26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진행

김희선 피부미용기기로 유명한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에이피알 홈페이지 갈무리

[더팩트|윤정원 기자] 몸값 조(兆) 단위 상장기업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 상장을 앞둔 가운데 우리사주 청약 참여 여부를 놓고 임직원들 내부에서도 눈치게임이 한창이다. 우리사주 청약에 참여할 경우 상당한 수익을 얻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손실이 막대할 수도 있는 탓이다.

◆ '김희선 피부미용기기'로 유명한 에이피알, 어떤 회사?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뷰티와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뷰티테크 기업이다. 메디큐브, 에이프릴스킨, 포맨트, 글램디바이오 등 뷰티브랜드와 패션 브랜드 널디, 즉석 포토부스 브랜드인 포토그레이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여배우 김희선 피부미용기기로 불리는 피부미용기기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이 대중에게는 가장 친숙하다. 2021년 3월 출시된 메디큐브 에이지알은 지난해 누적 3분기 기준 에이피알의 매출 40.5%를 책임지고 있다.

에이피알은 꾸준히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이피알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당사의 2022년 매출액은 39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46% 증가했다. 2023년 3분기 매출액은 3718억 원을 시현, 연환산 기준 전년 대비 24.65%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2023년 3분기 영업이익은 698억 원으로, 연환산 기준 전년 대비 137.36%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영업이익률은 18.78% 수준이다.

2022년부터 2023년 3분기까지 수익성 및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됨에 따라 에이피알의 현금보유량은 증가했다. 에이피알의 최근 3개년 및 2023년도 3분기 유동비율은 △2020년 216.27% △2021년 180.41% △2022년 179.66% △2023년 3분기 271.35% 등이다. 이익잉여금 증가 및 차입금 상환에 따라 당사의 부채비율 또한 △2022년 84.48% △2023년 3분기 47.05% 등으로 개선세에 있다.

대손충당금 설정률(채권총액에서 대손충당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나아지고 있다. 2020년 22.93%이던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2023년 3분기 기준 5.63%까지 내려왔다. 자산총액 대비 매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22년 11.41%에서 2023년 3분기 기준 10.38%로 파악됐다.

◆ 공모가 20만 원 산정되면…시총 1조5000억 원 넘는다

에이피알은 2020년 11월 이후 약 3년 만에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선 상태다. 앞서 에이피알은 코스닥 시장 입성에 도전했으나 예비심사 과정에서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에는 이주광 공동대표가 퇴임해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분 분산에 따른 지배구조 문제가 발목을 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3년여간 실적 성장세를 보인 에이피알은 코스닥시장에서 코스피시장으로 노선을 바꿔 출사표를 다시 던졌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9월 22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고, 12월 12일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통지받았다. 같은 달 2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회사는 오는 22~26일 5영업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내달 1~2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상장은 2월 중으로 예정돼 있다. 대표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

총 공모주식 수는 37만9000주, 이 가운데 신주 모집이 30만9000주(81.53%)다. 에이피알의 공모희망가격은 14만7000원~20만 원이며, 이에 따른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1149억~1조5169억 원이다.

에이피알은 이번 IPO 공모자금 중 약 439억 원을 평택2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약 3551평 규모의 평택공장에서는 뷰티 디바이스인 '에이지알 부스터 프로’를 생산한다. 에이피알은 하루 평균 5000개 생산이 가능한 라인 2개를 가동해 2026년까지 총생산량을 10배 규모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 공모주 20%, 우리사주에 우선 배정 예정

공식 상장 일정을 앞두고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공모도 시동을 걸었다. 최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우리사주 공모가 공지됐으며, 지난 주 임직원들에 대한 구매수요 예측이 이뤄진 상태다. 아직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이기 때문에 공모가를 비롯해 정해진 것은 없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의견 교환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한 에이피알 직원은 "회사 임직원들의 연령대가 굉장히 젊은 편인데, 투자는 본인이 결정하는 것인 만큼 직원들도 공부를 많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증권신고서를 통한 효력발생은 오는 17일이고, 수요 예측을 통해 공모 가격이 나와야 직원들의 매입가도 알 수 있다. SK바이오팜이나 쏘카 등과 '무조건 해야지' 하는 대세론이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공모 시에는 우리사주조합에 총 공모주식의 20.0%가 우선 배정될 전망이다. 다만 조합의 청약이 해당 배정물량에 미치지 못할 경우, 총액인수계약서에 의거 기관투자자 및 일반청약자에게 배정될 수 있다.

◆ "에이피알, 성장세 가속화 전망"…증권가 청사진 잇달아

현재 에이피알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전망은 밝다. 강시온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앞서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프리 IPO 투자를 유치했다"며 "올해 1분기 내 상장 이후, 향후 지속적인 디바이스 신제품 출시와 글로벌 판매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 IPO 시 공모 희망가액은 14만7000원에서 20만 원,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조1149억 원에서 1조 5158억 원"이라며 "지난해 예상 매출액은 5200억 원, 영업이익은 1000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 155%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실적 고공행진 속에서도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는 투자자들과 직원들이 우려를 자아내는 대목이다. 에이피알의 상장예정주식 수 758만4378주 중 약 36.85% 해당하는 279만4511주는 상장 직후유통가능물량이다. 상장 후 시점별 유통가능물량은 상장일 △1개월 후 48.37% △2개월 후 60.05% △6개월 후 66.43% △1년 후 67.43% 등이다. 유통 가능 물량이 많다는 것은 매각으로 인해 주식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가 들고 있는 7만주가 구주매출 물량으로 나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구주매출은 대주주나 일반 주주 등의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을 일컫는다. 투자금이 회사로 유입되는 신주모집과 달리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에게 이익이 돌아가 투심을 낮출 우려가 있다. 다만, 에이피알은 이번에 상장예정주식 수의 5%가량을 공모하기 때문에 구주매출이 끼칠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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