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가 '반려동물 카페'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9년부터 3년간 운영한 펫푸드 사업 '한줌의 간식'을 중단한지 약 1년 만에 반려동물 관련 사업에 도전하는 셈이다. 치킨 가맹점 사업으로 프랜차이즈 운영 노하우를 쌓아 온 BBQ가 카페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BBQ는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반려동물 카페 '피터펫'을 선보였다. 이곳은 반려동물 유치원과 미용, 호텔, 행동훈련 등 서비스를 한 데 모은 330.5㎡(약 100평) 규모 복합 문화공간으로 기획됐다.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반려인을 위한 음식과 음료도 판매해 고객 유인책을 늘렸다.
BBQ가 신사업에 도전하는 이유는 최근 급성장하는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2일 한국농촌경제원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지난 2022년 말 기준 552만 가구로, 전체 25.7%를 차지한다. 국내 반려동물 산업은 매년 평균 14.5%씩 성장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8월 국내 반려동물 산업 시장 규모를 8조 원으로 추산하면서 오는 2027년까지 15조 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BBQ는 반려동물 관련 사업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지만 성과는 좋지 못했다. 지난 2019년 반려동물 간식 브랜드 '한줌의 간식'을 출시했으나 3년 만에 철수했다. 사료 전문업체와 협업해 출시한 반려견 보양식 브랜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지난해 중단했다.
펫푸드 시장 후발주자로 참여한 BBQ가 마땅한 차별화 정책을 펼치지 못했다는 게 반려동물 업계 반응이다. 이미 펫푸드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많다는 것이 돌파구를 찾기 힘든 점으로 꼽힌다. bhc도 지난 2021년 시작한 반려견 간식 '멍쿠키' 사업을 올해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한 반려동물 업계 관계자는 "펫푸드 시장은 잘하는 기업이 이미 많다. 반려견 사료와 고기류 간식은 하림이라는 대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며 "펫푸드 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식품 기업이 두각을 드러내려면 어떻게든 특별한 점을 내세워 소비자 마음을 사야 하는데, 크게 성공한 회사가 없다"고 설명했다.
◆ 프랜차이즈 강자 BBQ, 카페 사업서 노하우 발휘하나
반려동물 카페 '피터펫'은 성장하는 반려동물 시장에서 BBQ가 기업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차별성 있는 제품부터 새로운 유통 채널까지 개발해야 하는 펫푸드 사업과 달리 가맹점 기반 사업은 BBQ가 강점을 지닌 분야이기 때문이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찾을 수 있는 휴게공간 수요는 점차 늘고 있다. 일례로 지난 5일 스타벅스코리아는 경기도 구리시에 국내 첫 반려동물 동반 매장 '구리갈매DT점'을 개점했다. 오픈 후 사흘 동안 4500명 이상 몰리면서 반려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BBQ 측은 올해 '피터펫' 논현점을 시험 매장으로 운영하면서 사업 노하우를 키우고 향후 사업 전략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BBQ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신규 매장 등 사업 확장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휴게 공간에 더해 반려동물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피터펫'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요가 늘고 있는 사업인 데다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이 많은 BBQ가 키를 잡으면 전국으로 직영·가맹 지점을 확대하기도 수월할 것이란 분석이다.
서병부 대구대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국내 반려동물 카페가 점점 대형화하고 있다. 반려인들이 관광지 여행에서 반려동물을 잠시 맡기거나, 외출 시 돌봐줄 수 있는 공간을 원하기도 한다"며 "국내 주요 관광지에 반려동물 카페 브랜드가 들어서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BBQ가 피터펫을 출시한 이유도 이 같은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라고 본다. 펫푸드 사업보다 더 좋은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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