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을 공식 승인했다.
1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오늘 위원회는 다수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했다"며 "비트코인 현물 EFP 운용사는 상품에 대해 공정하고 진실한 공시를 제공해야 하고, 거래소는 사기 및 시세 조작 방지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SEC는 '현물 ETF'라는 용어 대신 '현물 ETP'라는 공식 용어로 채택했다. ETP는 ETF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다.
이날 SEC의 승인에 따라, 그레이스케일과 비트와이즈, 해시덱스 등 상장을 신청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는 이르면 11일부터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시카고옵션거래소 등에 상장돼 거래할 수 있다.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더라도, 세계 최대 규모 암호 화폐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선물을 기반으로 한 ETF는 2021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상장됐다. 그러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은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난해 8월에는 현물 비트코인 ETF 심사를 거절당한 금융사들이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법원은 금융사의 손을 들어주며, SEC에 재검토를 요구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SEC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또한 법원의 법률 해석 방식에 따라 행동한다"며 "지난해 3월까지 SEC는 비트코인 현물 ETP에 대한 20개 이상의 거래규칙변경(19b-4) 양식 승인을 반려했지만, 그레이스케일 GBTC의 현물 ETP 전환 관련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은 SEC의 반려 사유가 명확하지 않고 이에 대한 소명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지속할 수 있는 길은 비트코인 현물 ETP 상장 및 거래에 대한 승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SEC의 결정으로 비트코인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물 ETF가 실제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삼기 때문에, 운영사들의 거래가 늘어나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지난 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올해만 최대 1000억달러(131조 원)가 유입될 것"이라며 "현물 ETF 승인은 기관 투자자의 비트코인 투자를 일반화하는 계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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