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타사 부스도 빈틈없이…'미래 기술' 현장 누비는 재계 총수들


'미래 먹거리 고민' 재계 총수들 'CES' 현장서 사업 기회 모색
최태원·정의선·정기선·허태수·신유열 등 개막 첫날부터 동분서주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CES 2024 개막일인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중앙홀에 마련된 SK 전시관에서 AI 포춘텔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SK그룹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개막한 가운데 재계 총수들이 행사 개막 첫날부터 동분서주하며 글로벌 최신 기술 동향을 파악했다. 특히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는 재계 총수들은 타사 부스도 빈틈없이 살피며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SK그룹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서 최태원 회장이 국내외 다양한 기업의 부스를 둘러봤다고 밝혔다. 먼저 최태원 회장은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E&S, SK에코플랜트, SKC 등 7개 계열사가 공동 운영하는 SK 전시관을 찾아 유정준 미주대외협력총괄 부회장, 최재원 SK온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과 함께 인공지능(AI)으로 타로카드 점을 봐주는 'AI 포춘텔러' 등을 체험했다.

이어 최태원 회장은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솔루션을 경험했다. LG전자 부스도 찾아 'CES 2024'를 통해 처음 공개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알파블' 등을 살펴봤다.

최재원 SK온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오른쪽)이 SK 부스를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을 안내하고 있다. /SK온

최태원 회장의 'CES' 방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미래 기술 트렌드를 확인하고, 신사업 방향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CES' 현장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타사 위주로 부스를 돌며 첨단 기술, 서비스와 관련해 질문을 쏟아내는 등 글로벌 산업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태원 회장은 전날 'CES 2024' 첫 일정으로 독일 기업 지멘스의 롤랜드 부시 최고경영자(CEO) 기조연설을 듣기도 했다. 지멘스는 자동차 산업, 인프라, 운송, 헬스케어 등의 분야를 이끌고 있는 기술 기업으로, SK그룹은 과거 지멘스와 스마트팩토리 서비스 모델 개발 등에서 협력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은 기조연설을 들은 뒤 "혼자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아닌 협업이 중요한 문제로 다가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최태원 회장 외에도 여러 재계 총수가 'CES 2024'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발빠른 행보를 보인 총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먼저 '수소·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열린 현대차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미래 비전 발표를 끝까지 지켜봤다. 정의선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특별히 수소에 신경 쓰는 이유에 대해 "수소는 저희 대가 아니고 저희 후대를 위해 준비해 놓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왼쪽)이 HD현대 부스를 방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안내하고 있다. /HD현대

정의선 회장도 개막 첫날 타사 부스를 연이어 방문해 신기술 동향을 살폈다. 특히 HD현대 부스를 찾아 사촌 동생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을 만나 의견을 공유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HD현대는 이번 'CES 2024'에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미래 인프라 건설의 기술 혁신을 소개했다.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안전·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하는 육상 혁신 비전이다.

정기선 부회장은 HD현대를 포함해 여러 부스를 돌며 'CES 2024'의 핵심 키워드로 'AI'를 꼽았다. 그는 "올해부터 산업 현장을 비롯해 AI가 실제로 적용이 어떻게 될 것인지, 저희도 건설기계 쪽에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다른 산업도 비슷할 것 같다"며 "AI의 실제 산업 현장의 적용을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선 부회장은 개막 2일 차에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CES'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CES 2024'에 참석해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구글, 인텔, 아마존,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스타트업의 전시관을 두루 방문했다. 'CES' 일정 이후에는 GS그룹의 벤처투자법인(CVC)인 GS퓨처스를 찾아 북미 지역의 신기술 투자와 사업화 동향을 점검할 계획이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오른쪽)이 GS가 투자한 스타트업 누비랩의 CES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GS그룹

허태수 회장이 'CES' 현장을 찾는 건 각 계열사가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도록 적극 독려하기 위함이다. 허태수 회장은 신년사에서도 "사업 환경의 악화를 방어적으로 대하기보다 신사업 창출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자"고 강조했다. GS그룹 관계자는 "허태수 회장은 AI와 로봇 등의 기술이 에너지, 유통, 건설 산업 분야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기 위해 'CES'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롯데정보통신을 비롯해 여러 기업의 부스를 찾아 가상현실과 전기차 충전 기술 등을 체험했다. 올해부터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중책을 맡은 신유열 전무에게 'CES' 무대는 새로운 사업 전략 구상을 위한 좋은 기회로 평가된다. 최신 기술 트렌드를 살핀 신유열 전무는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에도 나설 전망이다.

'CES 2024'는 오는 12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 국내 기업인들의 현장 방문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구자은 LS그룹 회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 등이 참석 예정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부스를 방문하지 않고 글로벌 고객사와의 미팅에 집중하는 기업인들도 있다"며 "외부로 알려지는 것보다 더 많은 기업인이 매년 'CES' 현장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