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왜 난연 매트리스 특허기술을 공개했을까 [TF초점]


안 대표 "공익 위해 기꺼이"

안정호 시몬스 대표가 공익을 위해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관련 특허기술을 공개했다. 지난 2022년 10월 25일 경기 이천 소재 시몬스 팩토리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중삼 기자

[더팩트|이중삼 기자] 국내 한 침대 업계 대표이사가 난연 매트리스 관련 특허기술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특히 최근 겨울철 아파트 화재 사고가 잇따르며 인명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의미를 더하고 있다. 회사는 공익을 위해 결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화재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했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대표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몬스 침대를 이끌고 있는 안정호 대표이사 얘기다.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공익을 위해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관련 특허(등록번호 10-2151273·10-2151274)를 공개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난연 매트리스는 불에 잘 타지 않는 매트리스다. 매트리스는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실내 가구다. 화재 발생 시 불쏘시개로 돌변해 실내 전체가 폭발적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 오버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난연 매트리스는 플래시 오버를 방지해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결정으로 침대 업계는 시몬스의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관련 특허기술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시몬스는 지난 2018년부터 국내 최초·유일하게 시판되는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을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로 생산하고 있다. 2020년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안 대표는 특허 공개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겨울철 잇따른 화재로 인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게 됐고,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특허 공개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난연 매트리스는 불에 잘 타지 않는 매트리스다. 사진은 경기 이천시 소재 시몬스 팩토리움 전경. /시몬스

◆ 시몬스, 사회적 인식 개선 책임감 커져

사실 안 대표는 지난 2022년 난연 매트리스 특허기술 관련 공개 여부 의지를 드러낸 적이 있다.

안 대표는 지난 2022년 10월 25일 경기 이천에 있는 시몬스 팩토리움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시몬스는 국내 최초로 시중에 유통되는 가정용 스프링과 폼 매트리스 전 제품을 난연 매트리스로 개발해 관련 특허까지 취득했다"며 "난연 매트리스의 경우 소비자 안전에서 한발 더 나아가 매일같이 화재 현장을 접하는 소방관의 안전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몬스가 선도적으로 난연 매트리스를 제조 유통하고 그 필요성을 널리 알리면서 자연스레 소방관 안전을 위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대한 책임감도 커지고 있다"며 "안전한 제품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다른 회사들의 요청이 있다면 공익을 위해 기꺼이 난연 매트리스 관련 특허를 사용할 수 있게 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요약하면 1년 2개월(10일 기준)전부터 공익을 위해 공개 의지를 나타냈던 것이다.

다만 10일 <더팩트> 취재 결과, 현재까지 난연 매트리스 관련 특허기술을 요청해온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몬스 관계자는 이날 "특허를 취득한 후 지금까지 특허 요청을 해온 기업은 없었다"고 말했다.

가구 업계에서는 회사가 보유한 특허기술을 공개하는 일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며, 결국 안 대표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시몬스 관계자는 "기업의 활동은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하는 만큼, 다른 회사들도 함께 난연 매트리스로 바꿔 나간다면 결국엔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일이라 생각해 특허 공개를 결정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정호 대표는 에이스침대 창업주 故 안유수 전 회장의 차남이다. 장남은 에이스침대를 이끌고 있는 안성호 대표이사다. 안 회장은 지난 2001년 차남인 안정호에게 시몬스를, 지난 2002년에는 장남인 안성호에게 에이스침대를 물려줬다. 안성호 대표와 안정호 대표는 피를 나눈 형제로, 업계에서 수십 년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1·2위를 다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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