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다빈 인턴기자] 프리미엄 시장을 선두하던 애플이 10만 원대의 무선 이어폰인 보급형 에어팟을 출시한다. 애플이 중국 업체들에게 빼앗긴 점유율을 다시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 4세대 에어팟을 출시하고 기본형과 보급형 모델을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이 보급형 무선 이어폰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이 이런 결심을 한 데에는 삼성전자의 보급형 무선 이어폰 출시와 중국의 저가형 무선 이어폰의 흥행이 이어지며 에어팟의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무선 이어폰 시장의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는 감소했지만 저가 제품이 흥행하며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 에어팟의 경우 출하량 점유율 22%로 1위를 차지했지만, 전년 대비 점유율은 1%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이 주로 내놓은 50달러(약 6만5000원) 미만의 보급형 무선이어폰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업체들은 10만 원 미만의 보급형 제품을 출시해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무선 이어폰 시장 점유율 확보에 성공했다.
애플이 보급형 에어팟을 출시하며 국내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경쟁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보급형 제품 구매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IT업계 역시 보급형 제품을 출시하고 제품 기능을 강화해 관련 시장에 나선다는 목표다.
애플이 하반기에 선보일 4세대 에어팟 보급형 모델의 가격은 12만 원 대로 예상된다. 보급형 에어팟에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이 제외됐으며 케이스 모양 역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폰 본체의 기둥이 길어 '콩나물'로 불렸던 전작들과 달리 이어폰 기둥을 짧게 디자인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나의 찾기’ 알림을 위한 스피커가 탑재되고 라이트닝 포트 대신 USB-C 충전 포트가 적용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국내외 무선 이어폰 시장이 2026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무선 이어폰의 평균 교체 주기가 약 1.5~1.8년에 이르면서 신규 스마트폰과 함께 무선 이어폰을 구매하는 비중도 36%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무선 이어폰 시장 성장에 맞춰 무선 이어폰 제품 라인업에도 '보급형 프리미엄' 제품군인 '팬 에디션(FE)' 제품을 추가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갤럭시 버즈 FE'는 삼성닷컴 기준가 11만9000원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ANC 기능과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3개 마이크를 활용한 자동 빔포밍(beamforming) 기반 인공지능(AI) 기반 소음 제거 기술로 통화 시 주변 소음을 구분해 더욱 선명한 통화 음질을 지원하는 등 프리미엄 기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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