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라스베이거스=김태환 기자] 송호성 기아 사장이 목적기반차량(PBV)을 활용해 경상용차(LCV)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생산한 다음 개조를 하는 LCV의 특성상 미리 맞춤형으로 제작하는데다 전동화 차량인 PBV의 경쟁력이 더욱 높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4(CES 2024)' 미디어데이 Q&A 세션을 가지고 PBV 전략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송호성 사장은 "상업용 경상용차(LCV)를 보면 아직 전동화가 부족하고, 공장에 출고해 개조하는 과정에서 물류비 등 부가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면서 "아직 LCV시장이 갈길이 멀다고 생각하고, (늦은 만큼) 기아의 기회가 올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타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기아는 PBV를 좀 더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 공장은 컨베이어벨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쭉 하나의 차종만 조립하는 형태인데, 셀 모듈 시스템을 도입해 다양한 차종과 부품을 조립하도록 만든다는 전략이다.
송 사장은 "셀 방식에서 서로 다양한 요구에 맞춰 모델들을 만드는 형태가 되며, 셀에서 커버를 못하는 더 특별한 개조가 필요한 부분들은 또 바깥에 있는 '컨버전센터'에서 추가로 생산해 고객이 요구하는 다양한 모델을 만들고 팔 수 있게 된다"면서 "새로운 공장 시스템으로 가면 소규모 물량이지만 특별한 비즈니스 목적에 맞는 그런 차량 생산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오는 2030년까지 350만 대 규모의 LCV 시장에서 약 30만 대의 PBV를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송 사장은 " 2030년도에 LCV는 350만 대 정도 수준으로 예상하며 그 중 전기차가 150만 대 정도 될 걸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기아가 2030년까지 30만 대의 PBV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전기차 LCV 시장의 20%를 점유하겠다는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PBV를 활용한 구독 서비스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PBV가 자율주행차로 업그레이드되고 무인으로 운영될 경우, 다양한 서비스를 구독하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방안이 제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로보택시 관련 서비스를 월 정액으로 구독하면 언제 어디서든 로보택시를 호출하는 서비스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구독했을 경우, 사람 없이 PBV와 로봇을 이용한 배송을 제공할 수도 있다.
송 사장은 "리스나 렌트 등 다양한 방안과 더불어 구독 서비스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공유경제 접목 서비스와 관련해 언제나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PBV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가격 책정을 너무 높지 않게 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기존 LCV 시장이 불필요한 비용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PBV를 통해 중간 코스트를 모두 없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중형 PBV인 PV5는 3만5000달러(약 4600만 원) 수준의 가격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 고객과 함께 소프트웨어로 연결돼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모니터링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아는 쿠팡, CJ 대한통운, 카카오 모빌리티, DTC 등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김상대 기아PBV비즈니스사업부장(전무)은 "물류와 배달, 헤일링(차량 호출), 유틸리티 등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면서 "하드웨어와 SW 양 측면 모두에서 전체 비즈니스 모델을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다양하게 추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