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기업 24%↑…현대차, 10개사 공시로 1위


대규모 법인일수록 공시 비율 높아
거래소 "공시 의무화 대비해 기업 공시 역량 강화할 것"

한국거래소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현황 분석 결과 및 모범사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162개사로 조사됐다. /더팩트 DB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이 늘어나고 자율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가 확산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공시 기업 중 72%를 차지한 대기업집단에서는 현대차그룹이 10개사를 공시해 가장 많았고, 제조업과 금융 및 보험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이 많았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현황 분석 결과 및 모범사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전년(129개사) 대비 33개사 늘어난 162개사로 집계됐다. 현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는 자율 공시로 이뤄지고 있으며 2026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기업에 공시 의무화가 적용된다.

제출 시기는 5월 이후에 제출됐으며, 제출 기업 모두 SASB(77개 산업별 지속가능성 보고 표준), TCFD(기후변화가 미치는 기업의 재무적 영향 기준) 등을 병행한 GRI(국제 표준) 기준을 사용했다. 또 제출된 보고서 모두 한국경영인증원 등 제3자 인증을 받았다.

규모별로는 대규모 법인(자산 2조 원, 시가총액 10조 원 이상)일수록 공시 비율이 높았다. 대규모 법인은 135개사가 보고서를 공시하면서 공시 기업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이중 시가총액 10조 원 이상 기업은 78%가 공시했다. 시가총액 2조 원 미만 기업의 공시 비율은 5%에 그쳤다.

대기업집단에 속한 기업은 115개사로 공시기업의 72%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이 10개사로 가장 많았으며 롯데(이하 9개 사), SK, LG그룹의 공시기업이 가장 많았다. 삼성그룹은 8개 사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81개 사로 공시기업 수가 가장 많았다. 제조업 중에서는 화학(16개사), 전자(9개사), 금속(7개사)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금융 및 보험업이 31개사로 뒤를 이었고 도매 및 소매(14개사), 정보통신(14개사), 건설(6개사) 등 순으로 집계됐다.

기후변화 관련 위험·기회요인을 파악하고 해당 내용을 공시한 기업은 124개사로 공시기업의 78%에 달했다. 다만 기후 분야가 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공시한 기업은 89개사에 그쳤다. 기후변화 관련 위험관리 프로세스(식별, 평가, 모니터링 등)에 대해 공시한 기업은 전체 공시기업의 48%(76개사) 수준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 1·2)의 경우 자율 공시기업 모두가 공시했지만, 연결 기준으로 공시한 기업은 3%에 불과했다. 거래소는 기업들이 연결 기준 배출량 산정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스코프 1은 기업이 소유 또는 통제하는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량이고, 스코프 2는 기업이 구매 또는 취득하여 사용한 전기나 난방 등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는 향후 국내 ESG 공시 의무화에 대비해 공시제도 확립 및 기업 공시 역량 강화를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국내 ESG 공시제도 마련에 힘쓰고 공시 모범사례를 발굴해 실무가이드 제공,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한 상장기업의 공시 실무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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