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난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을 모두 태영건설에 지원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채권단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채권단은 태영 측이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한 1549억 원 중 890억 원을 즉시 태영건설에 투입할 것을 촉구했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5일 '태영그룹 보도자료에 관한 채권자 입장' 자료에서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 원을 모두 태영건설에 지원 완료했다는 주장은 워크아웃의 취지와 원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태영건설 정상화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부족자금 조달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태영그룹은 3일 채권단 설명회에서 계열사 에코비트·블루원의 매각을 추진하고, 이미 매각한 태영인더스트리의 매각 대금 1549억 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등의 자구책을 발표했다.
이튿날인 4일 티와이홀딩스는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산업은행에 약속한 그룹 차원의 자구 계획 중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 원 중 잔액 259억 원이 3일자로 태영건설에 지원됐다"고 밝혔다. 티와이홀딩스에 청구된 연대채무 중 리테일 채권의 상환에 890억 원이 투입됐고 나머지 259억 원이 3일 태영건설 공사 현장 운영자금 등에 지원됐다는 설명이다. 태영 측은 워크아웃 신청으로 즉시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태영건설을 대신해 티와이홀딩스가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직접 상환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 원 중 659억 원만 태영건설에 투입됐다고 반박했다.
산은은 "태영그룹의 주장은 경영권 유지를 목적으로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에 사용한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으로 왜곡하는 것"이라면서 "티와이홀딩스가 당초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한 자금으로 연대보증 채무를 상환해 티와이홀딩스의 위험을 줄이는 것은 티와이홀딩스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 태영건설의 채권자를 포함해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태영그룹이 당초 확약한 1549억 원이 아닌 659억 원만 지원함에 따라 태영건설의 자금 사정은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며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검토 기간에 회사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인데 대주주의 책임 있는 부족 자금 조달 방안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채권자들은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산은은 "채권자들은 태영그룹이 워크아웃 신청시 확약한 바와 같이 아직 태영건설 앞 지원하지 않은 890억 원을 즉시 지원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