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이한림 기자] 바이오 관련주가 최근 강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고금리 여파로 부진했지만, 연내 금리 인하 전망과 탄탄히 쌓은 기초체력, 기술 수출 열풍까지 상승 모멘텀이 풍부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강세를 띄며 반도체주가 올해 증시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바이오주가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KRX300헬스케어 지수는 3일 종가 기준 최근 한 달간 21.98% 상승해 KRX 지수 중 상승률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KRX 지수 상승률 2위도 바이오 기업들이 포함된 KRX헬스케어(20.23%)가 기록했으며 KRX 운송(14.11%), KRX 자동차(3.17%)가 뒤를 이었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 한 달간 2.84% 오른 것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뚜렷한 모양새다.
KRX300헬스케어와 KRX헬스케어 지수에는 셀트리온제약 등 국내 대표 바이오 종목이 담겨 있다. 특히 오는 12일 통합 셀트리온 출범을 앞두고 투심을 모으고 있는 코스닥 시가총액 6위 셀트리온제약은 지난 한 달간 무려 62.79%(4만9800원) 올라 종목별 상승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SK바이오팜(20.39%), 삼성바이오로직스(10.53%) 등 대형 바이오주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다.
개별 종목들을 묶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바이오주의 독주가 주목된다.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바이오 기업 10곳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바이오TOP10'는 지난 한 달간 KRX300헬스케어 상승률과 동일한 21.98% 상승을 기록했고,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헬스케어'(23.20%), KB자산운용의 'KBSTAR 헬스케어'(21.88%)도 크게 올랐다.
연말·연초 바이오주의 강세 배경으로는 그간 바이오주의 발목을 잡던 금리 악재가 해소된 결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바이오는 신약 개발에 대한 임상 실험이 진행되거나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될 때 강세를 띠면서 단기 성과보다 미래에 대한 가치가 주목받는 업종이지만, 그간 고금리 기조가 하방 압력을 강화하면서 호재가 발생해도 수급이나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한 국내 손꼽히는 바이오 기업들의 잇따른 기술 이전 소식도 바이오주를 동반 상승하게 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해외로 기술 이전 계약 소식을 발표한 종근당과 레고켐바이오는 기술 이전 발표 직후 주가가 각각 1.82%, 10.38% 올랐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로 꼽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앞둔 점도 연초 바이오주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1월 예정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4'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가 주요 화두인 것도 바이오주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정책적으로도 바이오 관련 연구개발 예산 확대 등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는 시장 수급이 한정된 상황에서 상대적인 매력도가 더 높은 2차전지로 수급이 쏠린 반면, 금리와 강한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 제약·바이오 업종은 전례 없는 2년 간의 대세 하락을 겪었다"며 "금리가 내리면 바이오 업종에 대한 시장 관심도는 높아진다. 최근 미국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만큼 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시기"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