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혁신' 외친 재계 총수, 새해 첫 해외 출장지 '이곳'


최태원·이재용 등 재계 총수 '바쁜 연초' 예상
첫 출장지 대부분 'CES'…AI 중점적으로 살필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조만간 CES 2024 참석을 위해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연초부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목표로 도전과 혁신을 통한 재도약을 제시한 만큼, 분주한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1월부터 해외 출장도 예정돼 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 참석하는 총수들은 이미 짐을 챙기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 총수 가운데 가장 바쁜 연초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다. 2일 대한상의·중기중앙회가 개최한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최태원 회장은 조만간 해외 출장길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아 11월까지 광폭 행보를 보였다. 또 지난해 연말 일본과 미국, 유럽 몇몇 국가를 차례로 방문해 SK그룹의 주요 사업을 점검했다. 사실상 연말부터 연초까지 글로벌 현장 경영을 위해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다. "하라면 더 해야지"라며 대한상의 회장 연임 의지를 내비친 만큼, '재계 맏형' 역할 역시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의 '바쁜 연초'는 예견된 일이었다. 연말 해외 출장 과정에서 앞으로도 미래 먹거리를 직접 챙기고, 현장 경영을 통해 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SK그룹 측은 "최태원 회장의 연말 글로벌 경영 행보는 2024년 새해에도 반도체, 인공지능(AI), 미래 에너지 등 그룹 신성장 사업을 직접 챙기고 '글로벌 스토리'도 한층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 외 다른 그룹 총수들도 새해 첫 해외 출장지로 라스베이거스를 선택했다. 도전적인 경영을 통한 신사업 강화를 올해 목표로 세운 상황에서 'CES'는 신사업과 기술 변화 방향을 모색할 좋은 무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CES 2024'의 주인공은 AI로, 그룹 총수들은 신년사에서 AI를 별도로 언급할 정도로 AI 관련 사업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추석 연휴를 활용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신도시 네옴의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올해도 명절 현장 경영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

구체적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CES 2024' 현장 방문이 유력하다. 정의선 회장은 새해를 맞아 창의적 생각과 도전을 통한 변화를 주문했고, 자신도 회사의 변화를 위해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도전적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CES 2024'와 관련해 "AI나 로보틱스, 의료 등 여러 가지를 둘러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가 수장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새해 첫 해외 출장지도 라스베이거스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마찬가지로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미래 기술 트렌드를 살피기 위해 'CES' 현장을 방문할 것이란 관측이다. 신동빈 회장은 새해 첫 메시지를 통해 생성형 AI 등 AI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재계는 올해부터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맡아 신사업 발굴에 나서는 신유열 전무가 이번 'CES' 일정에 동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CES 2024'에 참석하기 위해 연초부터 해외 출장길에 오른다. 신사업·신시장 개척을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한 구자은 LS그룹 회장, 유통에 이어 로보틱스 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는 김동선 한화 부사장 등의 'CES' 참석 가능성도 거론된다. HD현대가 오너 3세인 정기선 부회장은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CES' 기조연설자로 나서 미래 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복합 경제 위기에 대응하고, 주요 사업 전략을 점검하기 위한 글로벌 현장 경영에 적극 나섰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 국빈 방문에 수차례 동행하며 '민간 외교관'으로서 두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도 경영 목표인 초격차 기술에 기반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 미래 변화 대응력 확보 등을 달성하기 위해 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CES 2024'에 불참하고, 1월 중순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스위스를 방문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또 2월 설 연휴에 맞춰 장기간 해외 출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은 거의 10년째 명절 연휴를 활용해 해외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글로벌 기업인들과의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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