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에는 소비자 보호와 편의 제고 측면에서 주식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생긴다.
◆ 대주주 양도세 기준, 10억→50억 원 대폭 완화
우선 투자자들이 가장 반기는 대목은 주식 양도소득세가 완화된 점이다. 지난해 12월 26일 말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의 기준이 종목당 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완화하기로 한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기존에는 연말 기준 투자자가 주식을 종목당 10억 원 이상 보유하고 있거나 특정 종목 지분율이 일정 수준(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을 넘어서면 대주주로 보고, 양도차익의 20~25%를 과세했다. 하지만 대주주 요건이 완화되며 최대 25%에 달하는 양도차익 과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로 개인들의 연말 매도 공세가 큰 폭으로 줄게 됐다. 다만 대주주의 종목 지분율이 일정 수준(코스피 1%, 코스닥 2%, 코넥스 4%)을 넘지 않아야 하는 건 현행법과 동일하다.
◆ 미술품부터 부동산까지…조각투자 장내 투자 가능해진다
올해부터는 실물자산 조각투자 상품의 장내 투자도 가능해진다. 미술품과 저작권, 부동산 등 자산이나 권리 등에 조각 투자를 할 수 있는 신종증권인 투자계약증권과 신탁수익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장내시장도 개설되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1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신종증권 장내시장 시범 개설'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을 받았다. 거래소는 이를 바탕으로 장내 증권시장에 적합한 상장요건, 발행인 공시의무 기준, 거래 방법 등을 포함하는 시장제도를 수립하고 IT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거래소가 통상적으로 시스템을 개편하는 4월 하순께 조각투자 방식의 신종증권 시장이 물꼬를 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예탁결제원도 거래소의 신종증권 시장 개설 준비 과정에 맞춰서 전자등록 시스템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 자산 1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영문 공시 의무화
대기업의 영문 공시도 단계적으로 의무화된다. 올해부터 자산 10조 원 이상의 외국인 지분율이 30% 이상인 대규모 코스피 상장사는 거래소에 제출하는 공시 중 중요 정보에 대한 내용을 영문으로도 공시해야 한다. 공시해야 하는 내용은 △결산 관련 사항(현금·현물 배당 결정) △주요 의사 결정 사항(유·무상증자 결정) △매매거래 정지 수반 사항(주식 소각 결정) 등이다.
영문 공시 의무화 대상 기업이 국문 공시를 제출하는 경우 영문 공시 제출 의무를 안내하는 기능도 신설됐다. 금융감독원은 상장사 등이 다트(Dart) 편집기 등을 통해 법정공시를 제출하는 경우 영문공시 제출 의무를 안내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아울러 거래소는 주요 공시정보(81종)를 분석·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전용 서비스인 오픈다트(Open Dart)의 영문 서비스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 불공정거래 부당 이득, 최대 2배 과징금 부과
올해부터는 자본시장에서 불공정거래로 얻은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오는 1월 19일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으로 3대 불공정거래인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 부정거래에 대한 과징금 제도가 신설된다.
기존에는 벌금·징역 등 형사처벌만 가능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제재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불공정거래로 얻은 부당이득의 최대 2배, 부당이득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40억 원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해진다.
부당이득 산정방식도 구체화된다. 그간 부당이득 산정방식이 규정되지 않아 부당이득 금액 등에 대한 다툼이 많았고, 이에 따라 유죄 확정시에도 처벌수위가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개정법은 부당이득액을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으로 명확히 정의하고 하위규정에서 행위 유형별 구체적인 산정방식을 제시했다.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행위자가 위반행위를 자진신고하거나 다른 사람의 죄에 대해 진술·증언하는 경우에는 형벌·과징금을 감면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타인에게 불공정거래행위 참여를 강요하거나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경우에는 감면해주지 않는다.
◆ 200% 이상 올랐다면? 투자경고종목으로
앞서 거래소는 지난해 10월 27일 1년에 200% 이상 상승하고 매매 양태가 불건전한 종목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기 위해 시장경보 제도에 '초장기 불건전 유형'을 신규 도입한 바 있다. 투자경고나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되면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으며, 신용거래 제한 등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새로 만들어진 ‘초장기 불건전 유형’의 예고 및 지정 요건은 최근 1년간 주가가 200% 이상 상승하고 당일 주가가 최근 15일 중 최고가이거나 최근 15일 중 상위 10개 계좌의 시세 영향력을 고려한 매수 관여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가 4일 이상 지속되는 등 2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경우다. 지정 예고 후 10일 이내에 같은 사유를 재충족하면 투자경고 조치가 취해진다.
과거 시장경보 제도는 단기(3·5·15일) 주가 변동을 기준으로만 조치하고 있다. 단, 거래소는 코넥스시장 종목, 거래 개시일을 포함해 1년이 지나지 않은 신규 상장 종목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