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선택 받은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성과와 과제는


금융그룹 산하 카드사 대표 중 유일 연임
KB페이·위시카드 흥행 이끌어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 등 과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사진)가 현 4개 금융그룹 산하 카드사 대표 중 유일하게 연임의 길을 걷게 됐다. /KB국민카드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후 첫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안정 속 쇄신'을 택한 가운데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가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이창권 대표는 현 4개 금융그룹 산하 카드사 대표 중 유일하게 연임의 길을 걷게 됐다. 종합금융플랫폼과 상품군 구축에 성공한 이 대표는 올해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에 힘쓸 것으로 관측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앞서 지난달 14일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를 1년 더 연임하기로 결정했다. 현 4개 금융그룹 산하의 카드사 대표 중 유일한 연임이다. 지난해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대표는 신임 금융지주 회장 중심으로 이뤄진 쇄신 인사로 교체됐다.

금융권에서는 '2+1(최초 임기 2년, 연임 1년)' 임기제가 통용돼 이 대표가 유임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2년 임기만 마치고 물러난 대표들도 있어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의 선택을 받아 연임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15년 양종희 회장이 전략총괄을 담당하던 당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등 양종희 회장과 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KB금융지주에서 전략총괄 전무, 글로벌부문장·부사장,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 등을 지낸 만큼 그룹 내 '전략통'으로 꼽힌다.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에는 2022년 1월 선임됐다.

KB국민카드의 해외법인은 총 4곳(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2곳)으로,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61억 원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 KB페이·위시카드 흥행 이끌어…신규 회원 수도 1위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유임 결정을 두고 카드업계의 어려운 업황 타개를 위해 쇄신 보다 안정과 내실경영이 필요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취임 첫해 해외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KB국민카드의 해외법인은 총 4곳(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2곳)이다.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61억 원 수준으로, 이는 국내 카드사들의 해외법인 실적 중 신한카드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이 대표는 종합금융플랫폼과 상품군 구축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22년 모바일홈 애플리케이션(앱)과 리브메이트 앱 서비스를 'KB페이'로 통합하는 '원 플랫폼' 구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출시 2년 8개월 만에 1000만 가입자 수를 확보했으며 월간활성이용자수(MAU) 700만 명이라는 성과를 기록했다.

새로운 카드 라인업도 구축도 성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1월 출시한 'KB 국민 위시(WE:SH)' 시리즈 카드는 출시 11개월 만에 카드 발급 수 50만 좌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KB국민카드 신규 회원 수는 현대카드, 삼성카드를 제쳤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적 개인 신용카드 신규 회원 수는 KB국민카드 141만 명, 현대카드 139만 명, 삼성카드 129만 명 순이다.

◆ 카드사 업황 악화 속 '리스크 관리' 집중

이 대표는 올해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고금리 기조로 카드업계의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 친 가운데 내년에도 업황 악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와서다.

실적 부진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KB국민카드 당기순이익은 27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감소했다. 2022년 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 역시 38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1% 감소했다.

KB국민카드가 진출한 동남아 지역도 기준금리 상승의 악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39.6% 감소한 121억 원을 기록했다.

건전성 관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KB국민카드의 지난해 3분기 연체율(30일 이상 연체된 채권 비율)은 1.22%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1.16%) 대비 0.06%포인트 올랐으며 1년 전(0.78%)과 비교하면 0.44%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대표는 취임사와 지난해 신년사에서 두 번이나 '1등 카드사'를 언급한 만큼 올해도 성장과 도약을 위해 나아갈 전망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과 연체율 상승 등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온 카드 본업에서의 내실 있는 성장과 글로벌, 플랫폼, 데이터 부문에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성장과 도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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