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이한림 기자] 2004년 자본시장법 개정 후 등장한 사모펀드(PEF) 업계가 내년이면 태동 20년을 맞는다. 그간 국내 사모펀드 업체들이 기록한 약정액이 총 140조 원에 이르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올해 상반기까지 집계한 PEF 약정액은 총 134조4171억 원이다. 여기에 하반기 약정액을 더하면 14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중 국내 사모펀드 '투톱'으로 불리는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약 10조 원 이상을 약정받으면서 사모펀드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PE, IMM인베스트먼트도 약 5조 원 이상을 약정받아 대형사에 이름을 올렸다.
중소형 PEF 운용사들도 규모를 키워왔다. 맥쿼리자산운용,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한국투자PE, 소프트뱅크벤처스, JKL파트너스, 스톤브릿지캐피탈, VIG파트너스, UCK파트너스, 케이스톤파트너스 등20곳이 약정액 2조 원을 넘기면서 시장 성장을 뒷받침했다.
또한 올해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꼽힌 HMM 인수에도 사모펀드사가 참전해 재무적투자자(FI)로서 역할을 이행하고 있다. 하림과 함께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꼽힌 JKL파트너스가 최소 5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주목을 받는다.
◆ 스틱인베스트먼트, 2200억 규모 펀드 결성해 608억 출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2200억 원 규모의 '스틱케이그로쓰사모투자' 펀드에 자기자본 608억 원을 출자한다. 스틱케이그로쓰사모투자는 2031년 12월 29일까지 운영되는 펀드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MBK파트너스, 한앤코에 이어 5조 원 이상의 약정을 받은 국내 3위 규모의 사모펀드사로 이번 스틱케이그로쓰사모투자를 통해 PEF 출자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사가 업무집행사원(GP)으로써 출자하는 자금은 총 펀드 규모의 10% 내외에 달하지만,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스틱케이그로쓰사모투자에 약 27%에 달하는 금액을 출자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측은 "PEF 출자시장 축소로 인해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우선 608억 원을 출자해 2200억 원을 결성한 뒤 내년 1분기 내로 지분 일부를 신규 출자자에게 양도하는 셀다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한앤코, SK에코프라임 4년 만에 '엑시트'
한앤코가 국내 바이오디젤 선두 업체 SK에코프라임 매각을 완료했다. 지난 2020년 인수 후 약 4년 만이다.
한앤코는 싱가포르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힐하우스캐피탈에 SK에코프라임 지분 100%를 매각했다고 28일 밝혔다. 매각 대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대 5000억 원 규모로 거론된다.
한앤코는 지난해 SK에코프라임 매각을 결정하고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임해 힐하우스캐피탈 등과 협상을 벌여 왔다.
특히 한앤코가 SK에코프라임 인수 후 매각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률은 65%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한앤코는 2020년 인수 당시 SK케미칼의 바이오에너지사업부이던 SK에코프라임을 약 3825억 원에 인수해 운용해 왔다.
한편 SK에코프라임은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를 생산·유통하는 업체로 바이오디젤 부문에서 국내 생산량 33%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293억 원, 842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