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국내 백화점 4사(신세계·롯데·현대·갤러리아)가 내년 설 명절을 앞두고 관련 선물세트 예약판매에 돌입한다. 설날(2월 10일)이 한 달 넘게 남았음에도 백화점 업계가 속도감 있게 명절 선물세트를 준비한 이유는 수요를 선점하고, 재고를 미리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선물세트 핵심 키워드는 '실속·고급'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양극화 소비 시장 유행을 반영한 결과로 예약판매를 통해 전체 매출 상승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29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설을 앞두고 각 사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저렴한 제품과 고가 제품을 함께 선보임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혔다. 백화점 4사 가운데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 곳은 갤러리아백화점이다. 이날(29일)부터 내년 1월 22일까지 예약판매에 나선다. 선물세트는 총 280여 개 품목으로 구성했고, 해당 기간 최대 60%까지 할인 판매한다.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자사 설 선물세트 전체 판매액 가운데 예약 매출 비중은 매년 증가했다. 2021년 11%에서 2022년 15%, 올해는 17%로 집계됐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가성비·프리미엄 선물세트를 함께 준비했다. 특히 고가 주류세트와 합리적인 가격 과일, 공산품 등 중저가 예약판매 세트 품목을 지난해 대비 20% 이상 확대했다. 선물세트로는 △갤러리아 설 차례상 세트 △프리미엄 떡국상 세트 △프리미엄 세찬상 세트 등이 있다.
이와 관련,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 패턴이 증가하고 있다"며 "높은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년 1월 2일부터 1월 21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에 나선다. 예약판매 품목은 △사과 △배 △한라봉 등 농산 51품목, 한우 등 축산 32품목, 굴비, 갈치 등 수산 29품목 등 260여 개 품목이다. 특히 이번 예약행사를 통해 구매할 경우, 농수산은 최대 20%, 축산은 최대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표상품으로는 △수협 특선굴비 만복 △신세계 암소 한우 만복 등이다. 프리미엄 상품도 지난해 설날보다 25% 확대한 60여 개 품목으로 준비했다. △삼색다담 △신세계 암소 한우 스테이크 △수협 영광 참굴비 특호 등이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한우와 굴비 등 인기 선물세트를 5~20% 할인된 가격으로 준비했다"며 "신세계백화점의 품격이 담긴 선물세트와 함께 즐거운 명절을 맞이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도 신세계백화점과 같은 기간 예약판매에 들어간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설보다 예약 품목 수를 10% 늘려 △신선식품 △건강식품 △주류 △가공식품 등에 걸쳐 220여 품목을 정상가 대비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한다. 롯데백화점도 가성비·프리미엄에 방점을 찍었다. 프리미엄 대표상품으로는 △로얄한우 스테이크 GIFT △저탄소 한우 혼합 GIFT △프레스티지 사과·배·샤인·레드향·한라봉 GIFT 등이 있다. 가성비 세트는 △만텔라시 스페셜 기프트 △루이 라뚜르 기프트 등을 마련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설에는 프리미엄 선물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지속되는 한편, 고물가 등 이유로 할인 혜택이 큰 예약판매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제로 지난 추석선물 예약판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0%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두 경쟁사와 같은 시기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한다. 현대백화점은 예약판매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가량 확대했다. 설 선물을 미리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을 예상해 고객들의 구매 편의를 높이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은 △한우 △굴비 △주류 등 인기 세트 200여 품목을 최대 30% 할인해 선보인다. 대표상품으로는 △현대특선 한우 송 세트 △과일의 재발견 샤인머스켓 멜론 제주과일 세트 △명인명촌 미본 선 세트 등이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물가·불황 장기화 영향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 수요에 맞춰 다양한 설 명절 선물세트를 선보였다"며 "소중한 이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주문부터 배송까지 서비스 품질 관리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4사가 설 선물세트 품목을 가성비·프리미엄으로 나눈 이유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로 분석된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통화에서 "백화점 업계 모두 실속·고급 선물세트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양극화된 소비 시장 트렌트를 반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예약의 경우 본 판매보다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